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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Mar 03. 2021

Digital mental health care

디지털 헬스케어와 정신건강

코로나 전후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들이 쏠리고 있고, 실제로도 다양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종종 접한다. 아무래도 디지털 기술은 혁신적 일지 모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헬스케어를 할 것인가.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가. 실익이 있는가.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리함은 충분히 받쳐주고 있는지 등등 아닐까 싶다.


또한, 다소 보수적일  있는 의료현장(진단, 검사, 치료) 어떻게 사용될 것이며, 병원, 의료진, 환자 혹은 소비자, 국민건강보험 혹은 보험회사, 제약회사  여러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두고 실마리를 풀어갈 것인지도 중요해 보인다.




요즘 정신건강과 심리상담 관련하여 개발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기반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순식간에 형성하기도 하고, 접근성과 비대면의 장점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유튜브나 TV 통해 얻는 정보도 많이 있겠지만 조금  직접적이고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도 한몫하는  같다.


정신과 진료실까지 방문하지 않아도, 상담센터에 가지 않아도, 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전문가, 뇌과학자, 명상 안내자 등 여러 전문가들이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궁금하기도 하고 한 번쯤 관심 가져볼 만하다.


정말 힘들   고민을 적으면 심리상담사가 문자로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전화를 통해 음성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관리 측면에서  때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비대면 상담에 대한 수요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좋다고 들어본 명상 도대체 어떻데 적용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단계별로, 상황에 맞게, 다양한 종류의 명상 기법들을 코칭해주는 앱도 있다. 마찬가지로, 감정일기, 감사일기  매일 일기를 쓰는  좋다는 것을 알지만 갈피를  잡고 있는 그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해주면서 손쉽게, 한눈에 들어올  있도록 정리를 해주기도 한다.


사실 지금까지 말한 예시들은 예방 혹은 건강관리 차원의 수준이라고 본다. 그만큼 지금 당장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과 심리상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블루의 영향도 있겠지만, 분명 앞으로도 시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내 옆에 누군가한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고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서 얻는 것만큼 대체하지는 못할지라도 부가적인 요소로 충분하며, 개인이 아닌 회사나 병원 차원에서도 번아웃,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협업을 해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주치의로서 실제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아직 병원에 내원하지도 않은 환자를 비대면으로 스크리닝(선별검사)을 하고 그 검사 결과 중등도에 따라 표준 절차 혹은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상태를 찾아내는 것, 도움이 필요하지만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과연, 원격진료와  배송 어떻게  것인가? 이다. 이는 언제나 의료계에서 핫이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진료가 현재 불법이고,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되거나 예외적으로 시행되는 시범사업 등의 경우에 한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아무래도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거리가 멀지 않고, 평소에 의사와의 접근도가 높고, 언제 어디서든 의사 처방과 약국에서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적, 거리적 제약이 터무니없이  경우가 아니라면 자칫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물건 사듯 진료와 처방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은 안전과 책임, 부작용 등이 앞서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정신과 약물 중에는 향정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들도 있는 만큼 남용  오용될 여지가 있다.


어차피 진료실에 환자가 와도 정신과는 호소하는 증상만 듣고 진단하고 약 처방하는 것인데 그게 뭐가 다르고 어렵냐고 묻는다면, 이는 직접 진료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정신과 의사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판단하는 그 과정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환자의 눈 마주침, 표정, 몸짓, 손짓, 목소리 속도, 높낮이 등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선이 있다. 그리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있거나 신경과적 문제 감별을 위해 직접 신체진찰을 해야 하는 경우도 놓쳐서는 안 된다.


레지던트 때, 교도소에 복역 중인 환자들을 모니터로 진료하고 약을 처방하면 그 약을 그쪽 담당자가 병원에 방문해서 수령해가는 경우가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기계를 통해 전해지는 그 환자들의 감정상태는 느끼기 어려웠고, 내 앞에 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다고 생각하니 온전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또한, 모니터나 마이크의 상태가 원활하지 않는 날에는 예상치 않게 진료가 중단되기도 하고 의사 표현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환자와 치료자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다 보니 환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보다는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는데만 급급해졌다.


나는 환자의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상담이든 약물이든  상황에 맞게 도움을 주는 치료자이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약을 처방해주는 자판기 머신이나 다름없게  것이다.




여러 우려되는 점들로 인해 나는 초진환자나 자타해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에게 대면진료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병원에 방문하기 전에 나의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위해 선별검사를 원하거나 아니면 비약물치료와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보를 제공해주고 코칭하는 경우에는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재진환자의 경우에는 복약순응도, 수면상태, 스트레스 수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앱이나 기기가 있다면 진료실에서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추적 관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웨어러블 기기에 수면다원검사 기능을 갖도록 하거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장박동수, 피부 긴장도 등 바이오피드백의 원리를 떠올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기기들이 환자에게 실제적으로 유용하고 보험에 적용되려면 궁극적으로 의료비 절감 효과라던지, 환자에게 편리하다던지, 비대면으로 시행한 검사나 감시가 그 결과에 따라 병원에서의 치료 개입이 이루어지고 치료과정이 달라져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정신과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다. 비약물치료는 정신치료(상담)와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하는데, 각각의 정신질환과 증상에 따라, 환자 개개인의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치료자에게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더 많은 역량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빠른 시간에 판단이 가능한 약물치료 위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고,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기보다는 약물 조절에 매달리기도 한다.


만약, 인지행동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가 있다면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 입장에서도 효과적이지 않을까. 실제로 해외에서는 중독, 불면증, ADHD 등 질환을 대상으로 이미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해외사례
리셋(리셋-오)이라는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마약) 중독 치료 앱으로, 2017년에 FDA 허가를 받았으며 정신과 질환을 위한 행동 치료기기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용한다. 기존 치료에 추가 목적으로, 치료 중독 약물을 끊는 기간을 늘리고 외래 치료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주는 용도라고 명시되어 있다.

아킬리 회사에서는 주로 정신, 신경계 질환을 상대로 게임 형태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ADHD 디지털 치료제가 있다. 팔로알토 헬스 사이언스 회사에서는 불안장애에서 과호흡 상태 측정 및 이완치료를 하는 프리스피라(freespira)를 개발하기도 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225176500017


정신건강 분야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보았는데, 다음에는 각론으로 넘어가 국내외 관련 소식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혹시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의 궁금증이 있거나 더 많은 내용이 필요하다면, 아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by 최윤섭 박사님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by 김치원 원장님




필자는 정신과 의사를 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맞서, 도움이 필요한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가고자 한다마찬가지로,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의료와 IT기술은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정신건강 분야도 그렇다AI & Data science, IoT 관련 지식을 정보통신대학원에서 공부하고 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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