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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 순간 숨이 멎다
머릿속이 시끄러울 때면 들여다보던 사진이 있다. 살결처럼 뽀오얗던 작고 아담한 백자 사진. 한 순간 숨이 멎으며 고요한 진공상태가 된다. 그러면 소란스럽고 어수선하던 머릿속이 서서히 맑아지곤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며칠 전 종료된 구본창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 이후, 그의 책을 통해 바로 그 진공상태를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그는 책 말머리에서 말굽자석의 진동을 이야기하며 그가 찍은 사물과의 교감이 일종의 에너지처럼 필름 속에 스며든다고 믿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스민다.
그의 사진은 대체로 고요하다. 그 고요함이 스며들어 묘한 공명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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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tlecture.com/article/3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