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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Mar 05. 2023

언 콜 On Call

항시 대기 / 5분 대기 / 현실 경찰 이야기

1.       언 콜 On Call – 항시 대기


한국에서는 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많이 쓰지만, 원래는 경찰, 소방직 등 일분일초를 다투는 모든 직업군에 쓰이는 말이다. 자기에게 할당된 근무 시간이 아니더라도 항상 연락이 되어야 하고, 긴급 상황에는 즉각 출동한다는 암묵적 약속이다. 이로 인해 출동 업무가 잦은 현직 경찰관은 관할지역 내에 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가정이나 숙직실에서도 항상 무전기나 핸드폰을 켜놓아야한다.         


2.       창작 배경


외국인 또는 이주민 관련 범죄가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의 경찰서에 이를 전담하는 특별팀이 만들어진다. 외국인과 관련된 범죄만을 따로 처리하고, 상황 보고, 언어 지원, 시료채집 및 수사 협조 요청 등에 있어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범인 검거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외국인 범죄가 늘고 있다. 서울, 경기등의 주요 경찰청에 존재던 외사과 인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특정 지역의 경찰서를 중심으로 전문 부서들이 생겨났지만,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기존의 다른 팀과의 업무 분담 혹은 공조 문제로 불평이 커지고, 특히 외국어 비중이 높아지면서, 과연 언어 특기자들의 채용이 우리 경찰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자격 문제가 끊임없이 논의된다.    


대한민국은 현재, 전체 인구의 4퍼센트를 넘는 200만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으며, 단순 출입국자 역시 한 해 1500만명을 넘는다. 이들 외국인과 관련된, 불법체류를 제외한 각종 범죄 (살인, 강도, 강간, 마약, 납치, 탈취, 폭행 등) 역시 연간 2만건을 가볍게 웃돈다. 또한, 법을 피해 잔재하는 약자들은 특성상 또다른 범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 <언 콜 On Call>은 용산구 외곽의 오랜 소외층, 빈민가, 주택가로 숨어든 이주민 관련 범죄를 다룬다. 더이상 파란 눈의 선교사사 아닌, 가까운 이웃, 친척, 혹은 한다리 건너의 ‘아는 사람’이 되어가는 이들의 현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 보고자 한다.    


3.       주요 등장 인물


강지율


과격한 대응으로 ‘미친 팬다’ 라 불리우던 미국 경찰. 대표 우범지역인 필라델피아 차이나타운에서 무려 7년을 생존했다.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한국으로의 귀화를 결정하는데, 국적 취득과 동시에, 외국어와 무도, 그동안의 경찰 경력등을 인정받아 외사팀에 합류한다. 완벽한 신분 세탁으로 - 어려서 입양을 갔고, 20년을 미국인으로 살다 다시 한국으로 귀하하다보니, 개인 정보를 알수가 없다.


보일때 잡는다, 다음은 없다… 라는 자신의 룰에 갇혀, 필요 이상의 위험하고 거친 플레이를 반복한다. 어릴적 트라우마로 음식에 대한 공포가 심하고, 악몽 때문에 주로 사무실 소파나 차 안에서 쪽잠을 잔다. 사고 후유증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고, 오랜 병원 생활로 인해 타인과의 공감력마저 많이 떨어진다. ‘살인’은 안 보이고 ‘사건’만 보이는 무감정 형사.


어린 시절 눈앞에서 놓쳐버린 ‘그놈’을 찾으려고 일부러 악몽을 되새기며 힘들어한다. 몇 토막 되지 않는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려 애쓰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만들어낸 상상인지.. 도와주는 사람없이 혼자 고군분투하는 이유 - 모든 의심의 끝에 서있는 아버지와 큰 오빠. 그들 중 누군가는, 범인이다.


류시환


경찰대 꼴찌 졸업. 어린시절 미국 드라마 CSI 의 광팬으로 과학 수사대가 되고싶었지만, 아버지의 꼬임에 실수로(!) 경찰이 되었다. 부주의한 사건사고로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부모의 적극적 지원으로 프로급 운전 실력에 온갖 격투기를 섭렵했건만, 정작 실전에서 사람을 치지 못하는 게 약점. 죽을뻔한 자신을 구해준 지율을 살뜰히 챙긴다. 눈빛만으로도 척척 호흡이 맞는 최고의 파트너 - 존경인지 사심인지 모를 경계에 서있다. 징계차 쫒겨갔던 과수대 1년이 가장 행복했다는 허당.  


강진우


경찰대 출신으로 이석호와 류시환의 중간 기수다. 시환과는 어릴적부터 친한 형동생으로, 겉도는 시환을 응원하며 잘 달랜다. 정이 많고 피부관리에도 진심인 요즘 경찰로, 늘 밝은 표정에 인사성이 좋아 어디에서든 인기가 높다. 그러나 사실은 그도, 범죄로 가족을 잃었다. 비슷한 상처를 가진 지율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동생처럼 아끼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버르장머리에 한번씩 욱 하고 터진다.     


이석호


외사과 특별팀 팀장. 경찰대 출신의 브레인으로 승승장구 했다. 일찌감치 경감은 달았는데, 법조인 집안이다보니 여전히 찬밥이다. 잊지 못할, 아직 사죄하지 않은 기억들이 자책으로 남아 그를 괴롭힌다. 연까지 끊는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 법대가 아닌 경찰대를 선택한 이유 - 털어 놓을 수 있을까? 예의바르고 똑똑하지만 번번히 몸싸움에 밀려, 줄만 좋은 낙하산 팀장으로 각인된다.   


차은석


격투기 만능에 서울대 출신인 엘리트. 게다가 학교 재단을 물려받을 금수저다. 운동이 좋아 운동만 하다보니 경찰이 되었다. 경력에 따라 늘어나는 부상과, 홈팀인 경찰대에 밀려 승진이 늦어져도, 사실 관심도 없다. 말수가 적고 신중해 속을 알수없어, 선배들도 불편해 함부로 못하는 ‘완벽한 놈’이다.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와 생전에 본적없는 '이상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율이 혼란스럽지만, 잘해주려 노력한다.  


문종태


특별팀 최고 연장자. 경대도 아니고, 그 흔한 대졸도 아닌.. 전경에 순경으로 시작해 승진이 많이 늦지만, 이구역 정보통이다. 오십견 + 갱년기 + 고혈압 + 부상 후유증... 평생 해 온 강력반이 힘들어 상대적으로 쉬워보이는 특별팀으로 빠져나갔는데, 막상 와보니 뒤치닥거리 할 철없는 놈들이 수두룩하다.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고 틱틱거려 적이 많아보여도, 조카 괴롭히는 막내 삼촌처럼 기본은 사랑이다. 다시 만난 첫사랑에 설레이기도 하고, 틈틈히 글도 쓰는 문학도의 감성. 오랜 경력에 걸맞게 수시로 명언을 만들어 내는 정신적 기둥이다.



4.        주변 인물 / 경찰


서장


포용력 좋은 모범 간부. 연이어 사고만 치는 시환과 지율을 아끼고 감싸다가도, 정말 대책 없을 때는 버럭질도 서슴치 않는다. “우리 애들…” 을 입에 달고 사는 애정 넘치는 서장님. 그러나 한번 일이 꼬이면 바로 돌변해 숨쉬는 것도 꼴보기 싫어하는 변덕을 부린다. 문종태와 호형호제 30년으로 절대적 신뢰가 존재한다. 본인의 투병 이후 건강에 많이 예민한, 그러나 꼰대 아닌 바람직한 어른.  


조 팀장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강력팀의 대장 - 후배 경찰들이 꼽는 최고의 경찰이다. 공과 사가 분명하고 매사 분명한 모범 경찰이지만, 종태와의 묵은 감정으로 사이가 편치않다. 팀을 떠난 종태가 밉다가도 힘들때면 제일 먼저 달려가고, 그래놓고 얼굴 보면 으르렁거리는, 전우애처럼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외제 경찰이다, 콜센터다, 대놓고 지율과 특별팀을 무시하지만, 점점 그 ‘과격함’을 맘에 들어하며 자기 팀으로 데려오려 애쓴다. 서장에게도 언성 높히는 실세 중 실세.  


강력팀


단단한 몸에 말랑한 마음을 가진 선배들. 일에는 베테랑이어도 집집마다의 개인사에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꼰대도 괴롭요즘 세대도 무서운, 위아래로 찡겨 사회 생활이 더럽다. 그래도 딸아들 방긋 웃는 사진 한장에 바로 행복해는 앞집 아저씨다.


이창호


1층 데스크 담당으로 민원과 안내를 맡은 행정직. 사건 진압 도중 입은 전신 화상으로 상당기간 휴직 후에 간신히 복귀했다. 아직 치료중이라 여전히 아프고 불편한데, 동료들의 응원으로 점차 힘을 얻어간다.



다국적 교포 출신의 경찰. 권투로 중국 청소년 대표를 지낸 만큼 실전에 강하나, 말투와 체격에 콤플랙스가 있다. 경험이 적어 허둥거려도, 눈썰미가 좋고 겁이 없다. 위아래없이 휘젓고 다니는 힘좋은 막내.



5.      주변인물 / 기타


기사 식당: 가족처럼 응원해주시는 경찰서 앞 24시간 식당. 싸고 아저씨 스타일이라 경찰들이 많이 간다.   


오세영: 정신과 주치의. 지율의 담당 의사로 이석호 팀장과 경찰대 선후배다.


존 바울: 단골 주취자로 수시로 경찰서에서 다. 사랑에 빠져 한국 국적까지 취득했지만, 사기로 밝혀지며 모든게 물거품. 한국어에 능통해 모든 업소를 전전하며 알바로 살아간다.



6.      주변인물/ 가족


신창률: 지율의 큰 오빠이자 국과수 부검의. 이런저런 사건 때문에 경찰과 친밀한 관계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는 철저히 피한다. 피해자들에 진심인 천주교 신자로, 범죄자들에게는 경찰보다 더 과민하다. 나이차 많은 동생 지율과 친한 기억이 없어 만날때마다 불편하다. 원주 외곽의 오래된 외갓집을 개조해 아버지를 모셔왔다. 비밀이 많은 만큼 고통도 많은 인물.


송재환: 지율의 친아버지로 경찰 출신이다. 살인 사건으로 아내와 둘째 아들을 잃고, 아픈 막내를 치료하고자 안전한 곳으로 입양 보냈다. 큰 아들을 지키려 애써왔는데, 그걸 보는 시선 – 특히 돌아온 막내딸의 시선 - 이 곱지않다.       



7.      갈등 구조


강력팀과 외사팀 – 조 팀장과 문종태의 오랜 시비도 껄끄럽지만, 결국은 두 팀의 밥그릇 싸움이다. 강진우의 선방으로 경찰서 내부는 모두가 강력 바라기. 그에 비해 외국어 특채자만 많고 ‘힘’이 떨어지는 특별팀… 게다가 여자인 지율이 첫날부터 폭행을 당하고 들어와, ‘역시 콜센터’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가정사 – 시환과 석호, 은석… 모두 부모와의 불화로 곯아터졌다. 전교 1등도, 경대 수석도 다 필요없는, ‘우리 집안’의 아들들 이야기. 또한 지율 역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었음에도, 유독 큰오빠와의 감정만이 떠오른다. 현실인지 상상인지도 구분이 안되는, 아무때고 불쑥 들려오는 그 노래, 목소리, 영화 컷 같은 짧은 장면들... 환청일까, 힌트 일까?


그 놈 – 어떤 사건에서도 늘 그놈이 오버랩된다. 아무 정보도 없이, 열살짜리 어린 아이의 기억만으로 그 놈을 쫒는다. 사냥은, 먹이감이 눈 앞에 보일 때 끝내야 한다. 한방에 숨통을 끊는다. 미친개는, 미친놈이 잡는다... 매일 밤 전국의 수배자, 재소자 명단을 숙지하며 그 놈을 되뇌인다. 잊지않으려, 놈의 눈동자를 찾는다.        


8.      줄거리


긴 논란끝에 만들어진 특별 수사팀. 기대만큼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현장 경력없는 빽좋은 팀장, 경력은 많지만 배운게 없는 고졸 베테랑, 혼자서만 잘하는 서울대 출신의 싸움 1위, 겨루기는 잘해도 실전이 안되는 경대 꼴찌,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잉 행위를 일삼는 요주의 미국 형사가 합세하면서 팀은 점점 더 아슬아슬해진다.


외국인의 성지 이태원이 아닌, 외국인의 늪지 - 용산구 외곽의 후미진 개발지역을 담당하는 특별팀 경찰들. 능수능란한 강력팀과 비교되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너 미쳤지? 믿을게 없어서 사람을 믿어? 경찰짓을 몇년 했는데 아직도 대가리가 초딩이야?”


반복되는 실수와 불협 화음으로 한참을 삐그덕거리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팀워크가 나아지는 것도 같은데..

가까워지는 만큼 서로를 배워가는 중, 모두를 옭아매던 실마리 끝에 공통된 사건 하나가 존재함을 알게된다. 각자가 기억하는 다른 각도의 이야기 - 합심해서 사라진 범인 찾기에 나서보지만, 20년 전 그 밤의 단서라고는 어린 생존자의 15초짜리 기억 뿐이다.

     

20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생존자이자 목격자 - 강지율. 어디에든 남아있을 흔적을 찾기위해 매일 밤 전국의 사건 기록을 뒤진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장면들에 초집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기억이 상당부분 왜곡되었음에 혼란스럽다. 그래도 딱 한가지 변치않는 믿음 - 큰 오빠에 대한 불신이다.  

"꽉 다물어. 네가 입을 여는 순간, 다 죽는거야."

 

낮에는 형사로, 밤에는 피해자 가족이 되어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가는 지율, 그리고 곁을 지키는 시환.

“될때까지 해야죠. 생각보다 힘이 세잖아요, 희망이라는 게.. 할 수 있다는 거요, 살 수 있다는, 아니면, 살릴수 있다는 가능성이요. 전에 선배가 나를 업고 뛴 것 처럼, 혹시라도 살릴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요. 그래서 내가 살아나고, 선배를 찾고, 만나고, 지금 같이 있는 것 처럼.. 희망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세상의 인간은 딱 두 종류다. 쫒기는 놈과 쫒아가는 놈... 더 막장이라면, 죽은 놈과 죽인 놈… 세상의 정의를 위해,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라는 강요된 꿈은 거부한다. 모두에게 공평한 하나뿐인 심장. 그게 멈출때까지 뛴다. 비겁해도, 약해도, 비록 내 과거가 내 목을 졸라 한없이 약해도, 앞으로 간다. 어차피 경찰에게 꽃길 걸을 일은 없다 - 누군가의 꽃길을 대신 지키고 있을 뿐.


현실 경찰 이야기 <언 콜 On Call> - 16편 드라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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