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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의길벗 라종렬 Feb 14. 2017

꽃다발

쉴만한 물가 - 1호

20120215 - 꽃다발


졸업, 입학 시즌이어서 여기저기 총천연색 꽃다발들이 많이 보입니다. 해년마다 더 화려해지고 예뻐집니다. 아이들 졸업식에 참여해 보니 꽃다발만큼 풍경도 많이 달라져 보입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도, 보내는 후배들의 송사도 떠나는 이들의 답가도 거의 없고, 화려한 영상과 축하공연들로 분주하고, 거기다가 손에 손에 들려진 카메라와 스마트 기기들이 연신 플래시를 터뜨립니다. 설렘 가득했던 그 졸업식 떠 올려보니 고마운 선생님께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분주하게 식장을 빠져나온 기억만 사진과 함께 남습니다.


살아온 날이 얼마 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갈수록 졸업식을 맞이하기도 어렵고, 거기다 꽃다발까지 받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입학 후에도 졸업장과 꽃다발을 받는 일은 더더욱 힘들어집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정작 세상에는 여러 가지 자리에 입학도 어렵고, 가까스로 얻은 졸업장은 스펙이 되어 꽃다발 받을 일을 막아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받아야 할 꽃다발은 오랜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인간관계들, 친구, 연인, 부모와 자식, 친지들, 직장과 직장의 동료들 등등 이러한 곳에서 배우고 성숙해지고 결실을 맺어 꽃다발 받는데 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며 그 과정 속에서의 꽃다발을 받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꽃다발을 받기가 힘들기에 인생이 다하는 졸업식날 화려한 꽃마차를 태워 보내거나 하얀 꽃다발과 함께 보내는가 생각해 봅니다. 인생에 대한 마지막 꽃다발이겠죠?


인생 최고의 꽃다발을 받아 보셨습니까? 자신이 주어진 자리에서 성실하게 오랜 인내로 제 역할을 감당할 때 이 꽃다발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힘든 시기를 살고 계신 여러분께 빛나는 졸업장과 꽃다발 한 아름 안겨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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