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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6:15-7:4 하나님의 도움으로 완성된 성

느헤미야 6:15-7:4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느헤미야 6:15-7:4 하나님의 도움으로 완성된 성벽과 영적 재건을 위한 조직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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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52일 만에 기적적으로 예루살렘 성벽 건축이 완성되었음을 선언하고, 이로 인해 대적들이 크게 낙담했던 외적 반응을 기록합니다. 동시에 성벽 완공 이후에도 유다 귀족들이 대적 도비야와 서신을 교환하며 내부적으로 느헤미야를 흔들려는 지속적인 음모가 있었음을 밝힙니다. 이어서 느헤미야는 성벽 완공 후 성문 수비와 성읍 경비를 위해 문지기, 노래하는 사람, 레위 사람을 임명하고, 특별히 동생 하나니와 성채 지휘관 하나냐에게 책임을 맡겼습니다. 이는 예루살렘이 크고 넓으나 거주민이 적었기 때문에, 인구 재배치 및 성읍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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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상황 : 성벽 공사는 엘룰월 이십오일에 52일 만에 완료되었습니다. 이는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도착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의 놀라운 성과였으며, 잦은 방해와 내부적 갈등(느 4, 5, 6장)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이 짧은 기간 내의 완성은 대적들의 모함(6:6-7)이 헛된 것임을 입증했습니다.

신학적 배경 : 느헤미야서 1:1-7:5은 성벽 재건에서 당하게 되는 각종 시련에 관한 기술이며, 8장부터는 백성들의 영적 회복이 병행됩니다. 성벽 건설은 단순히 물리적인 방어 시설을 만드는 것을 넘어, 율법-성전 공동체를 위한 준비로 이해되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 건축 역사가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임을 대적들에게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성벽의 완성은 하나님의 구속사적 뜻이 페르시아의 통치권의 한계 안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줍니다.

문화적 배경 : 성벽 완공 후 느헤미야가 취한 조치는 예루살렘을 '거룩한 도성'이자, 페르시아 제국에 충성스러운 시민을 양성할 수 있는 행정 및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도비야와 유다 귀족들의 서신 교환은 성벽 재건이 완료된 후에도 정치적 결속과 내부 모함이 지속되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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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6절 52일 만의 성벽 완성 :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대적의 인정

하나님은 인간의 조롱과 방해를 뚫고 당신이 시작하신 사명을 가장 빠르고 놀라운 방법으로 완성하시는 신실한 언약 성취자이시며, 이 성취를 통해 대적자들조차 당신의 주권을 인정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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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역사는 52일 만인 엘룰월 이십오일에 끝났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의 모든 대적과 주위에 있는 이방 족속들은 다 두려워하여 크게 낙담하였습니다. 그들이 낙담한 이유는 이 역사가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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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일이라는 기적의 시간 : 52일이라는 짧은 기간은 성벽 재건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기적적인 속도였습니다. 이는 느헤미야가 왕에게서 은혜를 얻는 것부터 성벽 건축의 모든 과정에 하나님의 선한 손이 도우셨다는 느헤미야의 고백(느 2:8)을 최종적으로 입증하는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느헤미야의 성공은 그가 유다로 돌아가기 위해 합법적인 허가를 얻고(느 2:5) 술 관원의 직위를 이용한 것과 더불어, 이방 왕의 마음까지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대적들의 반응 : 대적들은 단순히 유다 사람들이 성벽을 쌓았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 아니라,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에 두려움과 낙담을 느꼈습니다. '낙담했다'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거나, 혹은 절망과 상실감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그들의 꾀가 하나님에 의해 폐해졌음(느 4:15)을 최종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였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사단의 공격과 궤계에 맞서 승리하고, 결국 악인들마저도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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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명을 완수했을 때, 그 성과를 자신의 능력이나 탁월함으로 돌리지 않고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으로 고백할 때, 비로소 진정한 승리의 의미가 완성됩니다. 우리의 삶에서 끈질기게 방해하던 난제나 불의한 세력이 예상치 못한 시간에 무너지고 해결되는 것은 곧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증하는 증거가 됩니다. 교회나 가정에서 이루어진 회복의 역사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인정"하는 인간의 유한함을 넘어,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일하셨음을 선포하고, 이를 통해 대적들까지도 기가 꺾이도록 하는 강력한 영적 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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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9절 완성 후의 내부 교란 : 도비야의 지속적인 방해

하나님은 당신의 일이 완성된 후에도 지도자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내부적인 불순종과 이기심을 예리하게 직시하시며, 성도의 영적 정결을 위해 지속적인 분별력을 요구하시는 거룩한 수호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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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벽 공사가 끝났음에도 유다의 귀족들은 여러 번 도비야에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했습니다. 이 귀족들은 성벽 중수 역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비야는 유다의 아라의 아들 스가냐의 사위였고, 그의 아들 여호하난 역시 므술람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여 유다 내에 동맹한 자가 많았습니다. 이들은 느헤미야 앞에서 도비야의 선행을 칭찬하고, 느헤미야의 말은 무엇이든지 도비야에게 전했으며, 도비야는 이 정보를 이용해 느헤미야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 두렵게 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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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지속적인 위협 : 이 구절은 물리적인 성벽은 완성되었으나, 영적/윤리적인 성벽은 여전히 취약했음을 보여줍니다. 도비야는 사마리아 총독 산발랏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었지만, 유다 공동체 내에 혈연적 연결(사돈 관계)을 맺어 느헤미야가 신뢰를 잃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는 대적들이 거짓 선지자를 매수하여 느헤미야를 범죄하게 하려 했던 이전의 음모(6:10-14)와 마찬가지로, 느헤미야의 도덕적 인품과 정치적 영향력을 실추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배교의 위험성 : 유다 귀족들은 개인적인 이익이나 혈연 관계 때문에 대적의 편에 섰습니다. 이들은 성벽 건축에 참여하지 않았거나(느 3:5 참조), 자신의 안위를 위해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자들과 동맹을 맺었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배타주의적 순수성을 확보하려는 에스라의 개혁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였으며, 외부 공격보다 내부의 불순종이 공동체에 더 큰 위협이 됨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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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공동체도 외부의 공격보다 내부의 탐욕과 타협으로 더 쉽게 무너집니다. 완성된 성벽 뒤에 숨어 이방 세력과 영적으로 교제하던 유다 귀족들처럼, 교회 안의 일부 지체들이 세속적인 성공이나 개인의 유익을 위해 교회의 거룩한 원칙과 대적의 가치를 교환하는 행위가 오늘날에도 만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느헤미야처럼, 주변의 '선행으로 위장된' 사단의 궤계와 거짓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간파하고 분별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지도자는 성벽 완공이라는 업적에 안주하지 않고, 공동체의 영적 정결을 위협하는 도비야와 같은 내부 세력과의 연루를 단호히 끊어내는 윤리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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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절 성읍의 경비와 조직: 영적 회복을 위한 조직적 준비

하나님은 거룩한 공간을 완성하는 것만큼이나 그 공간을 거룩하게 지키고 채우는 일에 지대한 관심을 두시며, 이를 위해 신실하고 경건한 자에게 사명을 맡기시고 그들에게 지혜를 공급하시는 조직의 설계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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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이 재건되고 문들을 제자리에 단 후에, 느헤미야는 성전 문지기, 노래하는 사람, 레위 사람을 세웠습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아우 하나니와 성채 지휘관 하나냐에게 예루살렘 경비를 맡겼습니다. 특히 하나냐는 "진실한 사람이고, 남다르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묘사됩니다. 느헤미야는 성문을 해가 떠서 환해지기 전에는 열지 않고, 해가 아직 높이 있을 때 닫고 빗장을 지르도록 하는 구체적인 경비 지침을 내렸습니다. 성읍은 크고 넓으나 인구가 얼마 안 되고, 제대로 지은 집도 얼마 없었기 때문에, 인구 재배치가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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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완성 후의 조직 개편 : 성벽 완공(느 6:15)과 성문 설치(느 7:1)는 물질적 회복의 최종 단계였습니다. 느헤미야가 문지기, 레위인, 노래하는 사람들을 세운 것은 성벽 봉헌(낙성식)과 성전 제의 회복을 위한 준비였으며, 율법-성전 공동체의 완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조직 개편이었습니다.

지도자의 자격 기준 : 느헤미야가 하나냐를 임명한 기준은 "진실함"과 "하나님을 두려워함"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 능력이 아닌, 신앙적 정결과 윤리적 모범이 리더십의 최우선 조건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헌신하며 희생하는 느헤미야의 리더십 원리와 일치합니다.

성읍의 공동화 문제 : 예루살렘은 크고 넓지만, 인구가 적고 집이 부족했습니다. 성벽이 완벽하더라도 거주민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느헤미야는 영적 부흥 운동(느 8-10장)을 통해 백성들이 신앙적 감화를 받은 후, 자발적으로 예루살렘으로 이주하도록 인구 재배치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역사가 하나님의 뜻을 좇아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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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의 리더십은 사역의 완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유지 및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교회는 건물(성벽)을 세우는 것에만 열심을 낼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영적 상태를 재정비해야 합니다. 우리가 맡은 사역이나 공동체 내의 중요한 직책에는 학력이나 재능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한' 사람을 세우는 것이 근본적인 개혁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예루살렘 성문 경비 지침처럼, 우리는 신앙 공동체의 도덕적 경계를 세우는 데 있어 애매모호함을 피하고, 해가 떠서 환해지기 전 (경계가 불분명해지기 쉬운 시간)부터 해가 아직 높을 때 (완전히 안전한 시간이 되기 전)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 철저한 영적 파수꾼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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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둠의 기도

하늘의 하나님,

저희의 힘이 미약하고 대적의 조롱과 모함이 극심할 때에도,

52일 만에 성벽을 완성하신 주님의 놀라운 주권에 경배합니다.

이 역사가 '우리 하나님이 이루신 것'임을

대적자들까지도 알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성벽 완공 후에도 저희를 유혹하고 흔들려는

내부의 불순종과 이기심(도비야의 편지)에 대해 분별력을 주옵소서.

저희가 외적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한 사람으로

거룩한 성읍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 역할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인구가 적고 황폐했던 예루살렘처럼,

저희의 삶이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갈망합니다.

성벽의 완성(느 1-7장)이 영적 회복(느 8장 이후)의 기초가 되었듯이,

저희의 모든 수고가 주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데 사용되기를 간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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