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골계와 등목

푸풀쉴물 - 20040716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20040716 - 오골계와 등목


지금은 사업차 아프리카에 가서 벌써 10년정도 되었고

그곳 한인교회에서 집사가 된 형님이 계십니다.

제가 중학교때 형님은 소위 집에서 다니는 군인아저씨였지요.

태권도 유단자에 신체건장한 형님이

군대에 못간것은

순전히 우리가 사는 지역이 취락지구라고 해서

대부분 현역보다 지역향토방위대로 편성을 했답니다.

그래서 신체등급이 1,2급이어도

소위 말하는 방위로 편성이 되었지요...

그 사정을 잘 모르는 우리는 얼마나 많이 놀렸는지..ㅋㅋ

암튼 그때 형님은 멋진 군인이었습니다.

가끔 술을 먹을때만 빼고 ...


그 일은 이맘때쯤인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우리 뒷집에는 멀리 구례에서 사시면서

집만 우리동네에 지어놓고선

오며가며 사업을 하시는 아저씨가 한분 있었습니다.

어느날엔가는 마당에다가 하우스같은것을 지으시더니

처음에는 부각인가하는 김으로 만든 음식을 제조하는

그런 사업을 하셨는데

나중에는 그곳을 개조해서 오골계를 키우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렇게 검은닭은 처음봤습니다.

토종닭만 보았던 저희들에게

눈에서부터 부리며 벼슬, 그리고 발까지 온통

새까만 그 오골계는 신기하기도 했고 징그럽기도 했습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있었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닭은 서너마리

수탉을 중심으로 마당을 오가며 키우는 그런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오골계를 가져온 뒷집 아저씨는

한두마리가 아니라 수백마리를

100여평남짓한 비닐하우스에 집어넣고

사료로 키우시는 것이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놈들이(? -벌써 욕이 나오네)

역시나 뭔가 예사롭지 않더니

매일 꼬꼬댁 거리며 울어 대는게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보통 닭들은 수탉이 때가 되면 한두마리가 꼬끼오 거리는데

얘네들은 씨도때도 없이 울어재끼는 것이었습니다.

뒷집 아저씨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는 사료만 주고는 휭하니 다른곳에 있는

자기 집으로 가고

우린 고스란이 그 소리를 다 들어야만 했다.

(닭장에서 나오는 냄새는 고사하고)


어느날 우리집에 사시는 멋진 군인아저씨(?형님)

술이 한잔 되어서 퇴근을 하셨는데

아 이놈의 닭들이 또 꼬꼬댁 거리는거였습니다.

것두 늦은 밤에...

그런데 그날따라 냄새도 아주 고약했습니다.

참다 못한 이 군인아저씨는

뒷마당으로 가시더니 고함을 버럭 질렀댔습니다.

잠시 조용한가 싶더니 이내 또 꼬댁 거렸지요


그러자 군인아저씨

이번엔 큰 돌을 주워서

비닐하우스 그 양계장으로 냅다 던져버리셨습니다.

아뿔싸!

내가 알기로 닭은 한마리도 못잡고

되려 닭장안에 있던 모든 닭들이 다

그 소리에 놀래가지고 전부 꼬꼬댁 거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가 멈추질 않는거였습니다.

그날 저녁내내 우린 씨끄러운 닭소리때매 잠을 설쳐야 했고

괜히 건드려서 우리만 손해를 봤습니다.

군인아저씨는 술기운에 골아 떨어지고...

ㅎㅎㅎ



아이들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때로 우리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맘에 있는 큰 바위를 냅다 던져 버리면

오히려 되던 일도 안되고 더 소란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되려 주위 사람들이 보게되지요

짜증나고 화딱지가 나더라도

더욱 그런날 오히려 마음을 달래가며

이이들을 얼르고 또 하던일을 할 때

오골계들이 저녁내내 울어서 보는 피해를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혹여 집에가셔서 더운날 짜증스러운 일이 생기면

조용히 우물가로 가든지 샤워실로 가셔서

시원한 물에 "등목" 한번 하시는게 어떨까요?

등줄기로 시원스레 흐르는 물기운에

어느새 일상의 모든 짜증들이

일순간에 씻겨진 것 같은 시원함을 얻을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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