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풀쉴물 - 20040813
지난밤늦게 딸들과 집에 들어가면서
오늘 저녁엔 별똥별이 많이 떨어질 거라고
그래서 함께 보자고 약속을 했는데
뭘 했는지 깜빡 잊어 먹고 그만 자버리고 말았습니다.
'별'하면 알퐁스 도데가 쓴
그 아름다운 이야기도 생각나고
페가수스네 오리온이네 하는 별 이름도 생각이 납니다.
한문 이름으로 된 북두칠성이나 삼태성이라는 별 이름을 아는 게 전부입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북두칠성에 관한 이야기랑
은하수에 관한 이야기랑 여타 별 이야기를 몇 개쯤은 해 주셨을 법한데
피리 부는 사람을 따라 아들을 찾으러 간 아버지까지
셋 모두 별이 되었다는 삼태성 이야기 말고는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안타깝고... 아뿔싸...
딸들에게 해줄 별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여름밤에 저녁을 먹고서
피감자랑 옥수수랑 삶아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에 앉아서 먹고
솔솔 피어오르는 모닥불 연기에
어느새 밤이 깊어지면
멍석을 등에 지고 누웠습니다.
밤하늘에 은하수며 머~얼리 희미하게 뵈는 별까지
보석을 뿌려 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에게
이름이 있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어머니 다리를 베개 삼아 누워 있으면서
우린 이야기해 달라고 조르고 조르고 그랬습니다.
이야기 하나가 채 끝나지고 전에
별이 희미해진다 싶으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게 잠이 들었지요.
잠결에 어른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가물거릴 즈음
포근한 어머니의 등으로 업히면 잠이 깨지만
그럴 땐 일부러 자는 척하면서
그냥 그렇게 어머니 등에 업혀 방으로 갔습니다.
찬 밤공기와 달리 훈훈한 방의 이불에
까실한 삼베이불 덮어주시면
금새 곤히 잠들었습니다.
우리가 들어간 뒤에도
밤하늘의 별은 그렇게 밤새도록 반짝이고 있었겠지요.
반짝이는 오랜 전설을 품은채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별처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는 사람들...
나도 누군가에게
별을 보면 꿈을 꾸는 것처럼
꿈을 꾸게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