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쉴만한 물가

20121004 - 가을 하늘


유난히도 하늘이 파랗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했던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노라면 그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기를 기도했던 어느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도 같다. 맑은 하늘 아래에 우리의 부질없는 탐욕이 행여 흠이 되어 그 아름다움에 누가 되지 않길 바랬을 것이다. 돌아보면 늘 부족하고 욕심 많은 삶의 발자욱마다 부끄러운 일들이 더 많아 보인다. 이제 파란 하늘 아래에 여전히 살아 있음에 감사하지만 그런 다짐만으로는 너무도 부족해 보인다.


추석 전에 동북쪽에서 날아온 비보가 있었다. 구미에서의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그것이다. 무색무취한 이 가스가 4대 강 공사로 지하수위가 높아져서 배관에 누수가 생겨 폭발했다는 전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폭발로 불산 가스가 누출되고 만 것이다. 가까운 마을의 이장은 급히 주민들을 대피시켰는데 하루 지나서 기관에서는 별 탈 없다고 주민들을 다시 복귀시켰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 사이에 농작물이 말라 죽고 소들은 침을 흘리고 복구 작업에 참여한 소방관들이나 관계자들 그리고 마을 주민 상당수가 구토와 호흡곤란 피부 발진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언론에는 별다른 언급도 없고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는가 싶었지만 이장님의 말씀으로 이들에게 추석은 악몽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 후유증이 계속 의심되고 있는 상황인데 제2, 제3의 피해가 어떻게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더군다나 이런 무서운 가스 공장이 인근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 사고를 통해서 알았다는 사실은 더더욱 이곳 사람들 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아래 대구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터널을 막아 선거를 방해했다는 제보도 있다. 이 또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저해하는 천인공노할 일이다. 언론들은 구미의 사건이나 이런 사건들에 대하여 유난히 침묵한다. 쓸데없는 아이돌들의 가십성 기사들이 왜 시사 게에 걸리는지 가끔은 원망을 넘어 기가 막힌다.


우리 지역은 괜찮은가? 저기압일 때 날씨가 좋지 않을 때, 그리고 새벽녘에는 매캐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중마동 지역에서 나고 있다. 이미 이곳에서 호흡기 질환과 피부 질환자가 많다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미에서도 엉터리 기준치로 주민들을 안심시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과연 이러한 오염수치 등이 컨부두 사거리 전광판에 연일 게시되던데, 냄새도 나고 환자들도 많은데 정말 아무런 연관도 없는 건지 늘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이미 그러한 환경오염에 대한 것들은 당장의 이익에 밀려서 건강을 맞바꿔버리진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문제의 제기가 하루 이틀이 아닐 터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하는 걸까?


오늘 다시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많은 자연을 파괴하고 땅을 신음케 하는지 한없이 그들 앞에 부끄러워진다. 왜 같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런 일들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 잠시 잠깐의 이익에 눈멀어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을 오염시킨 대가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이 하늘도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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