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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의길벗 라종렬 Jan 01. 2017

상식이 통하는 세상

쉴만한 물가 _  81호

20140103 - 상식이 통하는 세상


세밑을 지내고 새해벽두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복을 받았다. 지인들을 비롯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단체 메일이나 문자 여타 SNS를 통해서 받은 것까지 합하면 올 한 해 빌어준 그 복만 해도 넘치고도 넘칠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복잡한 시국과 여러 분야에 걸친 답답한 일들이 연말의 끝까지 맘을 흔들어 새해를 맞이하는 일이 참으로 무거웠다. 


여지없이 새해는 다가오긴 했지만 달력만 넘어갔을 뿐 변하지 않는 답답한 사회를 바라보면서 마음 한편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필자가 생각한 정국이나 처세와 판단이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일반적이기보다는 비주류라는 것과,  그로 인한 판단과 글 그리고 여타의 생각과 행동들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반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보편적인 상식을 가진 이라면 그래도 이와 같이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다시 용기를 내어 변함없이 공의로운 사회를 위해 매진하기 위한 새해의 축복을 상식적인 소망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신해 보고자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정치분야에서의 상식 중에 지금 우리나라가 왕정 ‘조선’이나 ‘대한제국’ 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상식, 즉 국민에게서 주권이 나오고 국민이 주인이라는 상식 이 통하면 좋겠다. 몰상식한 것인지 비 상식한 것인지 공직에 있는 이들이 아직도 신라 여왕을 모시는 신하들마냥 행동하거나 조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그런 주권을 가진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일하는 정치를 소망한다. 


경제분야에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라고는 하지만 평균만 올랐을 뿐 정작 평균보다 못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이다. 이후로 소득 수준이 올라간다한들 부유층의 배만 불릴 뿐, 서민들의 평균은 오히려 더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불로소득을 인정할 순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일한 만큼의 대우나 대가를 제대로 얻고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은 되어야 한다. 정신노동이든 육체노동이든 모든 노동은 신성하다. 그런 노동자들 없이 기업도 국가경제도 여타 가정경제도 온전할 리 없다. 분배의 정의나 거창한 바람보다 적어도 일 한 만큼의 대우라도 제대로 공급되는 그런 경제가 돌아가는 세상을 소망한다. 


교육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길러가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는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서 바른 역사와 상식을 소유한 건전한 사람으로 양육해서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인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상급학교의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서 기계처럼 암기하고 답만 가르치는 생각 없는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바른 역사관과 사회관들이 바른 인간관과 정체성들을 세워감을 기초로 상식적으로 행동하며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이라는 인식을 배우는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우리 사회의 문화는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세대와 빈부 그리고 남녀노소에 따라서 문화적 콘텐츠와 소통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여느 시대보다 더 차이가 많이 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다 보니 같은 나라가 아니라 같은 집에 사는 가족들마저도 문화적 공감대 없는 차이로 관계가 멀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돈과 미디어 그리고 기획사들에 의한 획일적 문화에서 탈피하여 깊은 사색과 창조적인 활동과 상식이 문화가 되는 그런 문화가 아름답게 꽃 피워가는 세상을 소망한다. 


분명 다른 것 같긴 한데 비슷하고, 다양한 것 같지만 어딘지 모르게 획일화되어 있고, 잘 나가는 것 같지만 부족하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상식에 답답한 이 세상에서 이 한 해를 또 살아가야 할진대, 민주국가의 한 국민으로, 세상의 한 인간으로, 한 가족의 일원과 시민과 동료로 그리고 한 세대의 일원으로서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으로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길 소망하며 새해를 축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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