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다

뜨거운 여름에는 모든 것이 타오른다

by 마야

+ 붉은 태양이 탄다.



새벽 빵 굽기의 묘미는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마주하며 오븐의 열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이열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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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빨갛게 타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반죽을 만지작거리는 일은 선택받은 자의 특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꽃도 탄다.


저 타오르는 태양이 오늘은 또 얼마나 뜨거울까를 생각한다.

주변 두루두루 신경을 쓰며 살고 싶지만, 바쁜 삶에 차마 내 시선과 손길이 머물지 못하는 작은 화단의 꽃들은 요즘 꽃잎들이 타들어가는 중이다.

해는 뜨겁고, 비는 내리지 않으니 타들어가는 꽃잎들과 함께 내 속도 타들어간다.


+ 빵도 탔다.

세 아이의 홈스쿨 생활은 나의 하루를 꽉 채운다.

그 꽉 찬 하루 속에서 빵을 만들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빵을 태워먹었다.

태양을 바라보며 반죽을 만지던 낭만은 어디로 가고, 타오르는 태양이 꽃잎을 타게 하고, 타버린 빵은 나를 애태운다.

모두가 홀라당 다 타버렸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도 함께 불타올라 살아봐야지!

한여름 타는 듯한 더위에 지치지 말고, 함께 불타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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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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