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의 불안정한 연애 패턴
오늘은 '나는 왜 자꾸 이상한 남자나 여자를 만나게 될까'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상한 사람'이란 처음에는 괜찮고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거나, 나를 통제하려 들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을 뜻한다. 이 영상을 본다고 해서 당장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왜 계속 이런 불안정한 연애를 반복하게 되는지’에 대한 실마리는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잘 지낸다. 하지만 나는 왜 유독 그런 사람들과 자꾸 엮이게 되는 걸까? 내가 자꾸 호구 같은 연애를 반복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은 내가 나 자신의 결핍이나 약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결핍을 연애 상대에게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작동하면서 불안정한 연애를 반복하는 것이다. 결핍이 있다는 자체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결핍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내가 내 결핍이 무엇인지 모른 채 연애를 시작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그 결핍을 채워줄 것 같은 사람에게 끌리게 되고, 결국에는 또다시 비슷한 문제를 겪게 된다.
가장 흔한 예를 들어 보겠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일 수 있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타인으로부터 많은 인정과 애정, 보살핌 등을 필요로 한다. 즉, 애정결핍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어서, 스스로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고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다정한 사람',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 '따뜻한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물론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이들이 연애를 할 때, 상대의 성품이나 가치관보다 다정함과 애정 표현에 더 큰 가치를 두며, 그것만 충족되면 다른 부분은 처음엔 잘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상대가 조금만 잘해줘도 깊이 빠져들고 점점 의존하게 된다. 심지어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해도 그것을 사랑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며 맞춰주려 한다. 결국 관계는 불균형해지고 불안정한 양상이 반복된다.
이런 사람들의 이상형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 '엄마나 아빠 같은 사람', '기댈 수 있는 사람', '무한한 애정을 베푸는 사람',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 등이다. 물론 이런 이상형을 가진다고 해서 모두 애정결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자신이 이런 기준을 갖고 있다면, 자신이 외로움이나 애정에 대한 욕구가 많은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은 '별 문제없는 평범한 사람이면 돼'라고 말하거나, '전 연인은 애정 표현을 잘 안 해서 이번엔 애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라고 말한다. 또는 '전 연인은 야구에만 몰두했으니 이번엔 야구에 관심 없는 사람이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좋아서가 아니라 단지 이전에 싫었던 특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우리 엄마(아빠) 같은 사람은 절대 안 만나'는 생각도 마찬가지로 회피하는 선택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술 문제로 오랜 시간 고생한 사람은 '내 연인은 술만 안 마시면 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놀랍게도 부모와 매우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술만 안 마시면 돼'라는 기준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낮은 기준이며, 이 한 가지 특성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성실하거나 인간성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한 가지 요소에 과도한 가중치를 두다 보면, 정작 중요한 다른 요소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더 중요한 사실은 '술을 마신다'는 행위는 단지 겉으로 드러난 행동일 뿐이다. 본질적으로 살펴봐야 할 점은 부모가 왜 그렇게 술에 의존했는지 그 이면의 심리 구조이다. 많은 경우, 평소에는 온순하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셔야만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이는 감정 억제, 자기표현의 미숙함, 타인과의 비교, 열등감, 낮은 자기 존중감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말 피해야 할 사람은 단지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억압하고 표현하지 못하며,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삶에 대한 만족감이 낮고, 타인의 시선에 과도하게 민감한 사람이다. 이런 본질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결국 또다시 부모와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자신만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 목소리가 좋은 사람에게 쉽게 끌린다. 한때는 이 특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사람을 괜찮다고 판단했지만, 이제는 그 외의 성격, 가치관, 인간관계, 직업관, 소비 습관 등도 함께 살펴보려 노력한다. 여러분도 약점을 없애려 하기보다 자기 약점을 자각해서 그 영향력을 이로운 방향으로 조절하고, 사람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