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가을 이야기
침대에서 벗어난다. 급히 씻고, 신세계 백화점으로 이동한다. 센텀시티역에 다다를 무렵, 설렘을 가지고서 백화점 안으로 들어선다.
보이질 않는다. 백화점 지하 1층을 네댓 번 둘러봐도 푸딩이 없다. 그토록 원하던 푸딩을 발견해내지 못한 아쉬움에 차선책으로 에그타르트를 택한다. 포장 박스에 담아낸 에그타르트 4개를 구입한 후, 신세계 몰로 향한다. 불빛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표현한 이벤트 홀을 지나, 영풍문고로 발걸음을 옮긴다.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작품 구상에 도움 될 만한 책이 있는지 매장을 구경한다. 수많은 책 중에서 괜찮겠다 싶은 책 두 권을 구매한다.
나만의 시간. 나름의 속도로 사람들로 붐비는 백화점 내부를 지나다닌다. 집 근처에 다다를 즈음, 움직임이 둔해진다. '컨디션 문제인가?' 싶은 생각을 빠르게 넘기고서 집으로 가는데, 점차 눈가가 촉촉해져 간다.
'지금까지 내가 바라왔던 건 그저,
희망사항이었던 거구나.'
'아직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구나.'
고개를 숙인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뫼비우스의 띠가 되어간다.
본래 자리로 되돌아간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 씻고 큰 방 침대에 몸을 눕힌다.
어두컴컴해진 주변. 저녁시간 즈음 큰 방 침실로 들어선 어머니가 누워있는 딸을 안아주신다.
"우동 먹을까?"
어머니표 우동.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내듯이
어묵국에다 넣고 푹 끓여낸 우동 면을 꼭꼭 씹어먹는다.
다시 만들어낸다. 길 위에 소복이 쌓인 낙엽을 거름 삼아 자라난 새싹처럼 겹겹이 쌓인 따스한 추억을 바탕으로 빈틈을 채워나간다. 흑백으로 가득했던 마음에 연한 불빛이 닿을 즈음 시원한 바람이 오간다.
다시 숨을 쉰다. 기지개를 켜고서 생명 본연의 활동을 이어간다.
'점차 단단해지리라. 그렇게 이겨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