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윤하 '먹구름'
나는 잘 지내.
끼니도 거르지 않았어. 그저 시간이 멈춰있어.
굳이 잊으려 하지도 않아 그래
네가 맞았어. 죽을 것 같이 아팠지만 나름대로 잘 지내게 돼.
허전함이 날 조금 괴롭히는 것만 빼면 말야.
참 보고 싶어.
길을 걸을 땐 나를 감싸주던 따스했던 네 맘이 그리워
발을 맞추며 설레어하던 사랑했던 우리가 그리워 난,
그때가 그리워 참 보고 싶어.
먹구름이 날 찾아와 어둡게 하고 괜찮던 맘을 괜시리 아프게 할 때면,
너를 잊어야 할까
시들어 버린 꽃,
찣겨져 버린 맘,
부셔져 버린 날,
두고 떠나간다면,
홀로 남겨진 나는,
오늘도 애써 괜찮은 척 펑펑 울어야 해
이별 2.
이별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고, 삶의 평정심을 찾아갈 때쯤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날 차 버린 네가 혹시 내가 너 없이도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너도 내게 조금은 미련이란 것이 남아 돌아오지 않을까.
날 완전히 끊어내지 않았다면,
적어도 어디서든 내 소식을 들을 텐데... 내가 너 없이도 잘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한 번쯤은 내게 연락해 안부를 물어보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카톡 프로필이든, 인스타그램이든, 페이스북이든,
어디서든 어떤 순간에든 연락할 길이 열려있을 테니 적어도 날 차단만 하지 않았다면
잘 살고 있는 혹은 잘 살고 있는 척하는 내게 넌 안부인사라도 건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이미 한번 깨져버린 유리는 다시 붙이지 못한다는 그 흔한 이야기에도,
너와 내 사랑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착각이 막연한 기다림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떤 책에서 그랬다.
정말 만에 하나, 날 차 버린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다시 온다면
그건 그 사람의 현재 상태가 전보다 더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그래서 예전에 그토록 그 사람을 좋아해줬던 옛사랑을 다시 찾는 거라고.
그러니 흔들리지 말라고.
사랑도, 이별도
모두 다 제각각인 기억 탓에 '우리가 사랑했고 결국 이별했다' 라는 명백한 사실 중간중간에 기억의 왜곡이 자리 잡는다. 그래서 때론 그 기억의 왜곡이 '우리가 사랑했고 이별했지만 결국 다시 사랑했다' 란 또 다른 왜곡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랑했고 이별했다'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 사람과 10가지가 좋았지만 내게 걸리는 어떤 한 가지 문제 때문에 그 사람과 이별을 했다면 혹은 이별을 당한거라면 그 한 가지 문제는 두 사람 사이에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벽으로 존재한다.
어느 한쪽이 포기하지 않으면 좁혀질 수 없는 단 한 가지 문제로..
음악 속 가사처럼,
'나는 잘 지내'라는 말이 너에게 닿기 위한 말이 아닌 정말 난 괜찮다는 내게 주는 위로의 말이 되길.
어쩌면 너와의 이별로 현재가 불안정한 나보단
이별의 슬픔을 툭툭 털고 일어나 나 자신을 보살피며 살고 있는 내게 더 근사한 누군가가 찾아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지나간 이별에 연연하지 말기를.
혹 지나간 이별이 날 붙잡는다면 그때 조금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기를.
그 전엔 어떤 소설을 쓰거나 상상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