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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 위즈덤 Jan 30. 2024

'읽고 쓰는 사이'의 시작


이 종이 한 장 덕분에 나는 2년을 쉬었다.


'휴직원'이라는 종이의 위력은 매우 강력했다.

일도 하고, 육아도 하며 버겁던 나의 삶을 즉시 멈춰줬다.


심지어 1년에 한 번씩 종이를 두 번 제출하는 동안

우리 집의 두 아이들은 취학아동이 되었고,

나는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어른이 되었다.


나에게 육아휴직이 가져다준 행복은,

나의 삶에서

읽고 쓰는 '사이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를 갖게 되었다.

읽고 쓰는 '사이 (서로 맺은 관계. 또는 사귀는 정분)'들을 만나게 하였다.



그러나 이제 다른 종이 한 장을 제출했다.

정확히 34일 뒤에 나는 다시 일하는 엄마가 된다.


복직이 정해진 지금,

2년 만에 다시 업무를 하려니 두려움이 앞선다.

내 시간이 더 이상 나의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서글프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읽고 쓰는 사이가 사라질까 봐 두렵다.


부디 너무 멀어지지는 않기를

적어도 그리운 마음으로 주 1회는 만나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고,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노력하는 마음과 다짐을 담아,

드디어 브런치 첫 글을 발행한다.



이 첫 글이 무엇이라고 그리 어렵게 느껴졌을까

뭐 대단한 거 한다고 이리 오래 걸렸을까,

고작 발행 버튼 하나 누르는 것인데 말이다.


복직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읽고 쓰는 삶까지 멈추게 될까,

그저 펼쳐서 읽고, 한 줄이라도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앞으로는 일도 하고, 육아도 하는데,

읽고 쓰는 삶까지 살아가는 행복한 내 삶이 되기를 바란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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