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이 생겼다.
관광객이 많은 주말에도 저녁 6시가 넘으면 서점 안은 조용하고 밝다. 남편은 이제부터 자리에 앉아 손님들이 팔고 간 책을 닦고 점검한 후 값을 매긴다. 나는 값이 매겨진 책을 책장에 꽂으며 가지런히 정리한다.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놀러 가고 싶지만, 쉬는 날도 변변치 않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니 동네 한 바퀴를 돌거나 서점에서 노는 것이 고작이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우리 가족은 놀이동산 한 번을 못 가봤다. 엄마 아빠 덕분에 주말을 서점에서 보내는 아이는 서점을 놀이터 삼아 다양한 놀이를 만들기가 일쑤. 손님이 뜸할 땐 책장 사이를 오가며 잡기 놀이하자 조르기도 하고, 쫑알쫑알 쉴 틈 없이 재잘대다가도 만화책을 고르는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글 책 좀 읽으라는 엄마의 말은 잔소리로라도 들리기는 하는 건지.......
그 사이로 '드르륵' 문이 열리더니 손님이 들어오신다. 마음에 와 닿는 책이 있었는지 오래지 않아 책값을 묻는 손님의 목소리가 책장 너머로 들린다. 두세 권쯤 되었을까?
책값을 지불하며 남편에게 하는 말,
“재미로 하시는 거죠?”
”... 아!... 아니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난, 가만히 그들의 음성을 곱씹었다.
'재미로 하시는 거죠?'라고 묻던 손님의 음성은 적당한 빠르기로 나지막했지만 환했다. 잠깐이었지만 서점의 분위기와 우리 가족의 움직임 또는 행동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는 긍정적인 느낌이었다. 물론 저렴한 책값도 한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남편의 대답에 '생계형 이예요~'라는 말이 생략된 것 같아 웃음이 나왔지만,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재미로 서점을 운영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나에게 새로운 꿈이 더해졌다.
서점을 재미로 운영하자!
"아이가 방학을 하면 서점도 한 달 동안 쉬는 거야. 조용한 시골에 가서 책을 쌓아놓고 실컷 보는 거야. 들로~, 산으로~, 바다로~, 그러다가 가끔은 심심해도 좋을 것 같아. 이왕이면 밥도 사 먹었으면 좋겠어. 사 먹다가 그것도 질리면 그땐 모락모락 냄비 밥을 지어줄게. 소찬이어도 맛있을 것 같아!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심심한 게 뭔지 모르겠는 우리한테 일 년에 한두 번은 '나에게 주는 선물'로 그렇게 보내는 거야. 꼭 시골이 아니어도 좋아. 해외여행도 하고 싶어. 정말 꿈같은 일이지만 혹시 알아? 꿈이 이루어질지......."
'이 꿈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즐거운 상상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