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마에 그 딸

기분 좋은 인사말, 안녕하세요

by 시연


안녕하세요?


이 인사말이 뭐라고 사람들은 참 많이도 아낀다. 초등학교 이전부터 배우고 자라 입에 붙어 저절로 나오는 인사말 ‘안녕하세요’. 본의아니게 서점이 관광지화 되어 책 손님 외의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 된 후론 인사를 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포기하고 비우기를 수차례 했지만 그로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컸다. 또 언젠가는 '경계하는 것 같다'는 말에 상처도 받았다. 어쩌면 인사도 없이 쓰윽 들어와서 촬영만 하고 나가는 그들을 경계 했을 수도 있겠다.

그러던 어느 날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인사말이 들려왔다. 환해지는 느낌.






서점 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카운터가 있다. 5년 전까지는 정면을 향하고 있었는데 수많은 고민 끝에 변경한 것이 지금의 위치다. 어떤 분들은 건네는 인사말에 ‘앗 깜짝이야~’ 놀라시는 분들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외면하기도 하며, 또 어떤 분들은 인사를 받아주신다. 그날은 좀 다른 날이었다. 서점 문이 열림과 동시에 인사말이 들린다.


안녕하세요?


데스크 너머로 보이지 않아 일어서서 보니 참 예쁘게도 생긴 계집 아이다. “응! 안녕?” 잠시 후 서점 문이 또열리더니 이번에도 인사말이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이번엔 예쁘게 생긴 여자 어른이다. 연이어 두 번이나 먼저 인사말을 들을 수 있다니....... 신기함과 동시에 마구마구 좋았다. 여자 어른은 나를 잠시 보더니 발걸음을 계집아이에게로 향한다. ‘그 엄마에 그 딸이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바로 서점 블로그에 <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글을 올렸다.


한참 후 예쁜 모녀는 책을 골라 내게로 왔다. 난 나의 느낌을 가감없이 이야기했고, 너무 좋아 서점 블로그에 올렸다고 전했다. 나는 서점에 상주하지 않아 몰랐는데 알고 보니 한 달에 한 번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이었다. 모녀 손님이 나가고 나자, "어쩜~! 저렇게 예쁘게 생긴 사람들이 예쁜 행동까지 하네~~" 목소리 톤까지 높여가며 신이나서 이야기했다. 내 말에 맞장구를 치는 남편은 여자아이가 '앤 해서웨이'를 닮았다고 했다. 외모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일이 없는 남편의 입에서 나온말이라 의외긴 했지만 정말 닮았다.


한 달이 지난 어느날, 다시 방문한 모녀 손님은 굳게 닫힌 서점 문을 아쉬워하며 빨간 우체통에 고운 꽃 볼펜 2자루와 손 편지를 놓고 가셨다. 지역의 축제 참여로 문을 닫은 탓에 그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 얼마만의 손 편지인가! 헛걸음 한 손님에게는 죄송하지만 덤으로 손편지까지 받았으니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2018.10.20. 받은 2통의 손편지와 꽃펜 2자루



비록 우표가 붙은 편지는 아니었지만 빨간 우체통에 고운 선물과 함께였던 2통의 손 편지는 나의 보물단지에 더해졌다. 미리 방문날짜를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요즘도 다녀가시는지 오늘은 잊지말고 남편에게 물어봐야겠다.


손편지라는 제목으로 발행했다가 재차 읽어보며 발행을 취소했던 글입니다. 분리하고 고쳐 제목을 바꿔 다시 발행합니다. 함께 넣었던 글은 다시 손편지라는 제목으로 찾아올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을 이용해서 글을 쓰는데 신기하게도 휴대폰으로 보면 또 달리 보이고 프린트해서 보면 또 달리 보입니다. 좀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발행 후에도 고쳐쓰기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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