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녕
장례식장의 소란함은 옛 일
많지 않은 손님이 빠져나간 장례식장은
조용함으로 가득하다
소등을 하고 잠을 청해 보지만
사른 향이 꺼지면 안 된다기에
불안과 초초가 곁들여진다
밤새도록 빈소 앞을 서성이지만
향은 재만 남기고 사라지기가 일쑤
그 어떤 죽음도 갑작스럽긴 매한가지
아무리 말을 건네봐도
엄마는 앞만 바라만 볼 뿐 아무 말씀 없으시다
시아버지 장례를 마친 후 말씀드렸던 걸
까맣게 잊으신 게다
"엄마 돌아가시지 마, 힘들어"
이미 잠을 청한 사람들 주변을 맴돌다
좋아하시던 불경을 필사한 공책을 펼쳐 편지를 쓴다
엄마 시연이...
커다란 냉장고의 퍼런 불빛은
연신 시끄러운 소리를 뱉어내며
나의 슬픔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을 땐 어떡하지?
엄마가 만지고 싶은 땐 어떡하지?
후회로 가득한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