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대화

2023년 5월 3일

by 시연

2023년 5월 3일의 메모

나: 엄마는 살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어?

엄마: 우리 시연이 주연이 대학 갔을 때.


(엄마라고 질문했지만 사람 고옥숙으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말씀하실 줄 알았다.

대학 입학, 그게 뭐라고. 그게 그렇게나 행복하셨던 일이었나 보다.)


다시 질문,

나: 그럼 엄마가 두 번째로 행복했을 때는 언제야?

엄마: 우리 시연이 주연이 대학 졸업했을 때.


엄마와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다.

저녁을 먹다가 그만 울컥해서 떨어지려는 눈물을 간신히, 정말 간신히 참으며

코맹맹이 소리로 다시 여쭈었다.


나: 엄마로서 말고 사람 고옥숙이 가장 행복했을 때 말이야. 자식들과 관련된 거 말고 없어?

엄마: 어떻든 간에 난 우리 시연이 주연이 잘 자라줘서 너무 행복해. 지금도 행복해.


엉엉엉...ㅜ.ㅜ


나: 엄마.... 고마워. 내 엄마여서 너무 고마워. 사랑해. 내가 사랑하는 게 느껴져?

엄마: 응

나: 어디로 느껴져?

엄마: 온몸으로 느껴져.






엄마는 그로부터 4개월 여가 지난 2023년 9월 15일(음력 8월 1일) 돌아가셨다.

'지금도 행복하다'는 엄마의 그때 건강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할 때였다.(그래도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은 미처 몰랐다.) 골절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심해진 근감소는 퇴원하신 후로도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식사량도 많지 않으셨으며, 인지력 또한 점점 생기를 잃을 때가 잦아졌다.

그런 심신의 상태에서 지금도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니..... 엄마는 꽤나 긍정적인 분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엄마.

엄마~~~ 보고 싶어.


더 이상 길에서 엄마를 만날 수 없다

더 이상 길에서 엄마를 만날 수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