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ㄱ + ㅣ + ㄹ
한 글자 단어를 점자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점자는 이렇게 쓰는구나, 한 번쯤 되새김질하듯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가 좋아하는 한 글자 단어.
혹은 새로 발견한 한 글자 단어.
그냥 한 글자 단어.
1. 길
윤동주 시인의 시 '길'을 좋아하면서 단어'길'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이어리를 바꿀 때마다 첫 장에 옮겨 적었던 시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길'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출력된다.
길 1
1. 명사. 사람이나 동물 또는 자동차 따위가 지나갈 수 있게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
2. 명사. 물 위나 공중에서 일정하게 다니는 곳.
3. 명사. 걷거나 탈것을 타고 어느 곳으로 가는 노정(路程).
길 2
1. 명사. 물건에 손질을 잘하여 생기는 윤기.
2. 명사. 짐승 따위를 잘 가르쳐서 부리기 좋게 된 버릇.
3. 명사. 어떤 일에 익숙하게 된 솜씨.
큰 인기를 끌기도 했었지만 제목이 '길' 이라 처음부터 그냥 좋아했던 던 곡 'god의 길'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어릴 적에는 목표가 뚜렷하게 있었지만, 그래서 그 목표를 향해 걸었지만 어느 순간 목표라기보다는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 같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것도 좋지만 하다 보니 어느새 내가 원하는 지점에 이르는 것. 나이가 들면서 그런 부분이 좋다.
삼십 대에 도보여행을 했었다. 하루에 8시간씩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걸었는데 힘들지만 즐거워 주말이면 걸었다. 한강 따라, 섬진강 따라. 걷다 보면 깨달음이 있을 거라는 말은 글쎄, 내 경우엔 거짓이다. 처음 몇 시간은 일행과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마주하게 되는 길 위의 무엇들을 들여다 보기도 하지만 시간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다리는 천근만근. 이후로는 무념무상 그 자체다. 지금 돌이켜 보니 지치기 전까지 만나는 길 위의 무엇들이 좋아서 걸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치고 고된 시간들을 공유하면서 스르르 웃게 되는 그런 것도 있겠다.
길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사람들이나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나 통로로서도 중요하겠지만 삶의 여정, 즉 삶을 살아가는 과정과 선택들, 살면서 겪는 경험과 선택들에 어쩌면 더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러고 보니 길은 이러한 다양한 의미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 싶다.
길에서 찾고 있는 것은 각자 다를 것이다.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방법, '성공으로 가는 길'을 떠올릴 수 있고, 길을 걸으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길을 걷다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자기 성찰과 탐구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 또 누군가는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생각한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길이길. 바른 길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