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보는 자기계발 유튜브나 서적을 보면 공통적으로 강조하며 실행해볼 것을 권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감사일기'를 써보라는 것.
'감사할 일이 있어야 감사일기를 쓰던지 말던지 할꺼 아냐?'라는 까칠한 생각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퇴사 후 자리도 못잡고 이렇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어 죽고 싶은데 감사일기라니..
"도대체 나는 무엇에 감사해야한다는거지?"
그래도 성공한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했다고 하니... 돈드는거 아닌데 뭐라도 해보자 싶어 노트를 하나 마련해서 감사일기를 써보기 시작했다. 하루 3개 감사한 일을 간단히 써보자.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기에 감사할 일 3개를 찾기가 왜 이리 힘든건지.
그래도 꾸역꾸역 적어본다.
1. 아침에 아픈데없이 눈 뜨고 일어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2. 남편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3. 저녁을 먹고 동네 산책을 여유롭게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어찌어찌 3개를 적어보긴 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
약간 오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진짜로 이것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는지?... 와닿지 않았다. 초등학교때 일기숙제를 억지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나의 하루는 정말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어떤 소소한 사건이라도 있어야 거기에 대고 감사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없으니,
감사를 하기 위해 소소한 사건을 만들어야할 지경이었다. 그래, 그럼 만들어보자.
유튜브를 보더라도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보자. 책을 몇장이라도 읽어보자 그 안에 나에게 조금이라도 와닿는 메시지가 있으면 거기에 감사하면 되니깐. 그렇게 감사를 감지하기 위한 레이더를 풀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순전히 나의 행복을 위한 '감사'하기이다. 감사를 느낄 때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고, 우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또한 힘든 일이 있어도 감사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는 과정은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 회복탄력성을 키워준다고 한다. 돌아보면 그런 것 같았다. 죽을것 같이 힘든상황에서도 그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며 좋게 생각하자라고 했을때 조금은 더 버틸 힘이 났던 것 같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 사물, 사건이 있기에 우리가 이 모든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우리의 관심사, 관심있게 보려고 하는 것들만 눈에 들어오게 되어있다. 마치 내가 겨울코트를 하나 사야겠다라고 마음먹으면 사람들의 코트만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처럼.
'감사'도 그렇다. 내가 의도를 가지고 감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감사할 것들이 눈에 보인다는 것.
그렇게 감사할 대상을 찾고 감사하는 행위가 삶의 의미를 찾는 훈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 나의 이 고난처럼 느껴지는 상황 안에서도 감사할 일을 찾아보자.
힘든 일을 겪어보니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겸손해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똑부러지고 잘난 줄 알고 내 경험과 생각에 의해 판단하고 거침없는 자기 주장을 하곤했는데
정말 오만했구나. 나로인해 상처받은 사람들도 많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이제야 해보고 있다.
힘듦을 겪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생각들이다.
그러니 이런 힘듦에 대해서도 나를 조금은 더 성숙할 수 있게 해줬으니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며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는 훈련을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