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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Mar 07. 2018

미투운동, 전쟁을 원하는가? 전진을 원하는가?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그동안 계속 요란했지만 미투운동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요한 이슈들도 많았고, 미투운동이 스스로 진화하길 기다린 부분도 있었다.

기다림은 지쳤고, 이 글이 미투운동에 대한 나의 마지막 생각의 정리가 될 것 같다.



참고로 말하자면 미투운동은 전쟁을 원하는 듯하다.

전진을 원했다면 얼마든지 투 트랙으로 다른 이슈들과 함께 병행하여 갈 수 있었다. 


먼저 결론부터 밝히자면, 

나는 미투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


미투운동이 '비겁함'과의 싸움이라면 함께 싸우고 지지할 거다.
미투운동이 '남자'와의 젠더 전쟁을 원하면 단호히 거부하겠다.




여성이 아닌 대중이 공감하는 미투운동이 
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1. 문제는 무엇인가?


이 사회에는 잘못된 성 의식이 존재하며 남녀 간에는 많은 성 관련 문제가 상존한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들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은폐되어 왔다.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여성이며, 가해자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상당수의 여성은 이런 경험이 있으며, 제대로 불이익을 걱정하며 문제 제기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쉬쉬하거나 은폐된다.

많은 성 관련 문제들이 벌어지지만, 대부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문제를 제기하면, 나만 손해다.







2.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해자 개인은 원시적이거나 권위적이다.


피지컬 차이를 이용해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거나, 위계나 위력을 이용해 압박한다.


가해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비겁함으로 귀결된다. 


피해자는 조직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공권력에 도움을 요청한다.

조직에서 은폐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혹은 왕따까지 하는 것은 피곤해지기 싫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없어서, 충성으로 출세하고자 그 비겁함에 동조하는 것이다.


공권력과 사법부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함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은 비겁함이다.


조두순 사건이나 신안 성폭행 사건, 이영학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형량이 과하다고 남성들이 연대해서 감형을 요구했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그 개인들의 비겁함 문제다.


당신들이 조직 속의 비리를 보고도 피곤해지기 싫어서, 인간관계가 꼬이기 싫어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으로 개입을 거부했던 그 개개인의 비겁함이 이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다.






이런 문제에 남성들은 남성의 문제라고 환호한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들 이상으로 분노한다.


저 가해자들을 남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인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3. 문제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고,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면, 그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내면 된다.

다른 많은 사회의 문제들과 동류의 문제다.


비겁함과의 전쟁이다



성범죄를 대다수가 동의하고 구분할 수 있도록 법으로 명시하고,

성범죄는 현재보다 몇 배 더 강력하게 처벌하고,

악용하는 자도 그에 준하여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 좀 더 디테일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큰 맥락을 이렇게 가지고 간다면 대중은 이 움직임을 당연히 환영한다.


90%의 대중이 10%의 비겁함과 싸우는 프레임이다.







4.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이 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문제다.

솔루션과는 별개로 사회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하나씩 바꿔나가야 한다.


다양한 층위의 문제가 결합된 문제다.



1) 법은 지킬 수 있게끔 명확해져야 한다.

현재의 법은 불쾌감, 느낌 등으로 지킬 수가 없는 상황이다.
모든 이들이 인지하고 준법할 수 있도록 법은 명확해지고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
가장 큰 공포와 갈등의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2) 성인은 성적 결정권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현재 법을 보면 이만한 여혐이 없다. 여성을 약자로 가정하고, 어린아이로 취급한다.
여성은 물리적으로는 약자일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전혀 약자가 아니다.
성인 여성은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존중받아야 하고,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져야 한다.
자기의지가 개입된 선택에는 기분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여야 한다.



3) 악용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이 부분의 변화를 원한다면 무분별한 고발이 아니라, 정제된 고발이 필요하다.
의도적인 악용에 대해서는 사회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데에 합의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4) 사람이 아니라 행위가 기준이 돼야 한다.

사람에 따라 성문제의 대한 기준이 달라져선 안 된다.
행위에 따라 성문제에 대한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이 변화는 누군가의 기분을 위함이 아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5) 성을 통한 기회박탈 시도를 단죄한다.

성을 통해 기회를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이 문제가 성문제에서 위계와 위력이 작동하는 문제의 기반이 된다.
무능력한 자들이 그 자리에 올라서서 타인의 기회를 박탈하고 권한을 가진다.
대가를 통한 기회거래 시도를 양측 모두 처벌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제도화하고, 성을 통한 기회거래 시도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당장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중의를 모아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한다.


이것들만 명확해져도 대다수가 동의하고 지지하는 변화가 시작된다.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 안 된다는 원나잇 양아치 근성은 모든 것을 망가트린다.








5. 현재의 미투운동


현재의 미투운동은 기준 없이 진행된다.


누구도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고발 하나면 기정사실이 되고 피고발인은 가해자가 된다.


미투의 기준은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

정서에 기반한 고발인의 감정의 변화가 현재의 미투운동을 이끌고 있다.


모든 반론은 마법의 언어 '2차 피해'로 반박당했다.


'남자들이란...'말이 세팅됐고, 젠더 이슈로 넘어갔다.




개인적으로 조민기 케이스를 미투운동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자료로 고발했고, 상황상 고발하기 힘들었다에 동의한다.)


이런 문제는 당장의 법과 제도의 미비로 처리가 시급한 사안인데,

문제 제기 시, 당장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투가 필요하다.







6. 젠더 이슈가 더럽힌 미투운동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히 걱정했던 것처럼 미투운동은 이미 젠더 이슈로 넘어갔다.


그리고 '여성'을 '무기'로 삼는 이들은 외치기 시작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사회의 성의식의 진보 따위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들의 '전진'이 아닌 남성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미투운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모습으로 넘어간 거다.


전쟁을 선언하면 이득을 취하는 것은

'여성'을 양분 삼는 '여성'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세력뿐이다.




얼마든지 함께 전진할 수 있었다.


그 수많은 여성 단체와 여성들이 나 혼자의 생각을 못했을 리가 없다.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여성이 아닌 대중이 공감하는 미투운동이 
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7. 그래서 나는 미투운동에 반대한다.


언제나 말하지만 '무엇'보다는 '어떻게'가 더 중요하다.


미투운동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여혐이니 정의롭지 못하다는 원나잇 양아치 근성에 반대한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미투운동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다수가 동의하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행동하고 싶을 뿐이지,

나의 젠더 감수성과 정의감을 입증하기 위해 여성을 위한 전위대로 나설 생각은 없다.


저런 애들에게 가르침 받아가면서 미투운동 지지할 생각 전혀 없다.



나는 이들에게서 무지의 비겁함을 본다.


'남자들은...', '여자들은...'이라며 공식화하며 일반화하는 무지함이 정서를 주도한다.





난 여성이 약자라고 보지 않는다.

나와 동등한 인간이다.


하지만 굳이 약자라고 봐달라고 하니 그렇게 바라봐 주겠다.



약자라고 보더라도 나는 너희들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전쟁이 아닌 전진을 원한다.




거룩한 이유 같은 것 없다.

내가 내 가족과 내 사람들과 더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는 미투운동에 반대한다.






앞으로 미투운동에 대한 글은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변질된 모습 속에서 저는 관심을 끊기로 했습니다.

애초에 서두를 띄운 부분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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