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안녕하세요, 동경입니다. 11호 <시행착오>를 통해 다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사실 이번 호는 제게 꽤나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호의 주제인 ‘실패’는 제가 제안했던 주제인데요, 7호부터 참여하면서 제가 준비한 주제가 메인으로 선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는 실패가 무서웠던 사람이고, 어쩌면 지금도 그럴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부딪혀보고 싶었습니다. 실패가 제게 주는 부정적 기운들에 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실패’라는 한 단어 속에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실패 이야기들이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실패가 이렇게 재밌는 말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현실이 미워지는 순간을 계속해서 마주했습니다. 매일같이 터지는 뉴스 속보들을 외면하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위안부 소식지 준비 중 길원옥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었을 때는 잠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분노와 동시에 무력감에 짓눌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잠시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계속 마주해야 합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11호에 담았습니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취미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나아가는 학생 자치에 관해 썼습니다. 11호를 만들어 나가면서도 저는 계속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어느 순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함께해 준 파란 부원들, 그리고 독자들, 마지막으로 제 곁에서 동행해 준 수많은 실패들에게 바칩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불
안녕하세요. 노불입니다. 노불은 노량진불주먹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10호에 이어 책임 편집을 맡았고, 이번 호가 마지막 작업이 되었습니다. 저번에 썼던 후기를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어쩐지 지금에 비해 훨씬 패기가 넘쳐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그래도 한 살 더 먹었다고 차분해진 건지, 네 번째로 후기를 쓰다 보니 낡고 지쳤는지, 취업 준비를 하는 상황 탓인지 잘 모르겠네요. 하하.
잠시 신변잡기를 풀자면 저는 올해 졸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냉혹한 취업 시장의 현실이 성큼 다가온 기분입니다. 이번에 지구님과 함께 쓴 글도 ‘중고신입’, ‘나이강박’이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맞서야 하는 제 심상을 반영한지라 더 뜻깊었네요. 독자분들께 제 진정성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당사자성이 있다 보니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하게 됐어요. 제대로 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제 감정에만 치우치지 않은 논리적인 글이 탄생할 수 있으니까요. 대문자 T인 거 티 나나요?
저도 그동안 참 많은 실패를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옛날에는 첫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들었고, 지금도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고요. 이제는 이력서를 확인했다는 알림이 뜨고 연락이 안 오는 데 슬슬 적응 중입니다. 아, 교내 장학금 같은 경우에는 네 번 도전해서 결국 성공한 경험도 있습니다. 추가학기생이었는데도 기회가 있더라고요. 역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릅니다.
글 표지는 총 네 개를 맡았습니다. 바로 ‘여는 글’, <실패에도 비용이 든다>, <여성연대 : 여성,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편집 후기’인데요. ‘여는 글’은 제가 여태 디자인에 활용한 적 없던 수채화를 시도해봤고, ‘편집 후기’ 역시 레트로한 감성을 살려봤습니다. 여러모로 이것저것 다양하게 하고 가네요. 표지 디자인만 빼고요! <실패비용>은 제목을 수정했고, 디자인도 엄청 고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갔다가, 주변인의 피드백을
참고해 수정을 거듭했어요. 표지만 봤을 때는 재치있는 느낌이 나는데 또 내용은 진지해서 약간 언밸런스한가 싶기도 해요. 아무튼 제일 어려웠던 작업입니다. <여성연대>에는 보라색을 주로 썼습니다. 보라색은 여성 참
정권 운동 시절부터 쓰여 오늘날에도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전통이 유구한 색깔이죠. 여기에 촛불, 아니 거의 횃불을 연상시키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응원봉을 더했어요. 역시 광장의 응원봉 문화만큼 여성의
시위 참여를 잘 드러내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응원봉이 다소 손전등스럽게 생겼다는 점만 제외하면(...) 정말 만족스러운 작업입니다.
이번에도 저번처럼, 저저번처럼 말이 길어졌네요. 저는 숙명을 떠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숙명에 있습니다. 편집자가 되어 제 손이 닿은 글을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때까지 우리 계속 실패해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슬로건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숙명이 세상을 바꾸라 말한다. 그럼 안녕!
가온
안녕하세요. 가온입니다. 파란 11호로 이번에도 인사드립니다. 이번에는 함박님과 ‘샤덴프로이데’와 어김없이 ‘위안부 소식지’를 담당했습니다. 누군가와 글을 같이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사람마다 가진 고유의 문체가 다 다른 것이 신기했습니다. 함박님과 좋은 글을 써볼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안부 소식지를 쓰면서 길원옥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접했는데요. 마음이 정말 찢어졌습니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직도 해결된 것이 없는 현실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역사는 변하지 않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이 문제를 의식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번 주제는 저에게 크게 다가온 주제였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실패를 안 해본 삶이 있을까요? 그리고 실패를 안 해봤다고 해서 성공한 삶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제가 살아가고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 동안 한 번도 한번에 얻은 것이 없었습니다. 늘 실패와 좌절을 맛봤고 그것이 100% 저의 탓일 때 혹은 상황과 환경이 실패하게 만들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들이 마지막에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행복감을 배로 만들게 해주었고 저에게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어’라는 동기부여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파란 11호를 읽고 계신 독자님들에게 시행착오가 실패가 아님을 말해주고 싶고 과정에 있는 실패가 온전히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넘어져도 몇 번이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경계
안녕하세요! 벌써 두 번째 인사를 드리는 경계입니다. 벌써 11호라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번 10호를 준비할 때는 실감이랄까, 마감 기한을 맞추기에도 급급해서 정신없이 일정을 보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요.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작년보다 더 많은 일을 어찌저찌 해내는 개강한 대학생이 되어버렸습니다.
실패... 사실 우리나라에서 실패라고 하면 재기불능한, 사실상 사회에서의 사형선고처럼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넘어지면 누구나 아프잖아요. 그치만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보자면 그
것 또한 지나갈 거라는 겁니다. ‘중꺾마’라고 하죠, 보통. 저는 뜻을 조금 다르게 해석해서 ‘중요한 건 꺾여도 하는 마음’을 모토로 삼고 나아가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이번에는 표지 4개와 글 2개를 맡았습니다. 특히 ‘Who am I?’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전한 에세이 글이고, 가장 빠르게 표지를 만든 글이기도 합니다. 부디 여러분에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제발). 후기를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여러분 건강하시고, 다음 호에서 또 뵙겠습니다. 안녕~
별밤
안녕하세요. 파란 독자님들이라면 제가 익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총 8권의 파란에 이름을 올렸으니까요. 4년 내내 파란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 8권의 책은 저에게 대학 생활 그 이상의 의미로 남을 것 같아요. 함께해 주신 독자 분들과 파란 부원들에게 감사하고, 올 한 해 고생하신 편집장님과 부편집장님께도 감사 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2025년에도 모두 행복하시길 바라요.
제 글과 디자인은 졸업을 계기로 완전히 마무리되겠지만, 저보다 더 나은 부원들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으니 앞으로의 파란은 더 찬란하겠죠? 지금까지 파란의 별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설희
10호에 이어 11호에서도 인사드리게 된 설희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 <시행착오>에서 정보 제공보다는 칼럼 형식의 두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번 교지를 통해 정말 제가 쓰고 싶었던 문장들과 생각들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저는 이번 주제가 너무 좋았습니다. 실패는 제 인생에 있어 뗄 수 없는 존재와도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서부터 ‘실패’를 부단히 느껴왔고, 그로 인해 성격적인 면모에 있어 이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살아온 수의 꽤 큰 비중 동안 저는 제 목표와 이상과는 멀어지는 저 자신을 보며 자기혐오가 심했습니다. 그렇지만 작년쯤서부터 저는 제 존재를 조금씩 인정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지금 다시 ‘실패’라는 주제를 마주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번 저의 글에는 제 경험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실패로 인해 저와 비슷하게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분들이 조금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이번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 실패들을 잘 견뎌온 제 과거 덕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설희에게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하 우리 모두 잘 버텼네요:)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지구
안녕하세요! 지구입니다. 먼저 파란 11호를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파란’에 참여하는 것은 두 번째인데 아직 적응이 안 됩니다. 펀딩이 열릴 때마다 두근두근하네요! 제 글을 보면서 나누고 싶으신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지 파란 소통 창구를 두드려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정진하는 지구가 되겠습니다!
이번 주제 ‘실패’에서 저는 ‘실패에도 비용이 든다’와 ‘탄핵연대 속 여성 혐오’ 두 글을 작성했는데요. 사회를 그냥 바라보는 것과 20대로서 보는 것, 또 여성으로서 보는 것과 20대 여성으로서 보는 것이 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자님들의 관점에선 사회가 어떻게 보일까요? 정말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던 원고 작업이었습니다. 다음 ‘파란’에서도 유익한 내용을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
사합니다.
재주
안녕하세요. 10호에 이어 11호에 참여한 재주입니다. 이번에는 두 개의 글을 맡아 진행하게 됐습니다. 참여한 분야는 여성면 그리고 메인 주제 ‘실패’입니다. 실패라는 주제를 작업하며 새로운 자료와 시각을 많이 끌어오는 게 큰 주안점이었습니다. 실패라는 익숙한 단어를 어떻게 처음 본 단어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문학의 대표적인 역할 중 하나가 ‘낯설게 하기’임을 떠올리고 문학을 통해 실패를 재정의하는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모쪼록 11호를 통해 독자분들에게도 익숙하게 부정적이었던 실패가 낯설어질 수 있길 바라봅니다. 낯설어진 자리에는 실패에 대한 새로운 가치 평가와 경험들이 쌓일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여성면에서는 여성 연대에 관한 글을 작성했습니다. 여성주의와 여성 연대의 세계적 발자취를 따라 여성 참정권 운동까지 거슬러 갈지, 국내로 좁힐지 고민하다 보니 여성 연대의 기나긴 역사가 더 뼈저리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여성 연대라는 역사의 뿌리를 세우기 이전에,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여성의 위치를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려는 시도는 많았습니다. 중세에는 오롯이 남성의 분야였던 종교적 체험이 여성에게도 가능했음을
말한 인물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세기에 걸쳐 흐름으로 이어져 있는 사건들의 유기체적 집합이라 글을 작성하면서도 내가 감히 한계 지을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 쓰고 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글이 많이 부족하고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이런 사건이 있었지”하며 다시 돌아가 마음을 다져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단 생각에 멈춰봅니다.
요즘 국가적으로 여러 민주적 과제를 당면하고 있습니다. 숙명인들도 여러 목소리를 내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번 11호의 교내 자치면을 유심히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11
호가 숙명인들 그리고 청년 세대에 보내는 응원이란 생각도 듭니다. 11호가 여러분께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다음 호에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박
안녕하세요. 함박입니다.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네요.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적기 무섭게 두 번째 책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쓴 글은 메인-샤덴프로이데와 학생자치-시국선언 및 집회 TF팀 및 참
여자 인터뷰입니다. ‘실패’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실패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생각해 보았는데요. 나의 실패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을 조명하기보다는 남의 실패를 보며 쾌감을 느끼는 나 자신에 대해서 혼자 경악하며, 남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웠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샤덴프로이데를 뜻하는 단어들이 표지에서 보이듯 각 나라별로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보면, 모두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거겠죠. 가온님과 함께, 책의 도움을 받아가며 써보았는데 기억에 남는 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계엄이라는 충격적인 사태 이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제가 숙명인의 이름 아래에서 행동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그 과정에서 용기를 낼 수 있게 먼저 앞서 나가, 따를 수 있게 도와주신 설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마음을 담아 별밤님과 함께 글을 적었으니 역시 잘 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표지의 사진을 제공해주신 가온님, 감사합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번 11호의 표지는 제가 만들었는데요. 실패로 만들어진 미로에 갇혀있지만 결국 빛을 내는 공은 이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시행착오 덩어리인 이 시기 끝에 바라던 평화가 오기를 바라며, 다음 호를 기획할 때쯤에는 모두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말이 적어지기를 바라며, 후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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