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by 자치언론 파란

글 222 디자인 웨이브



여자들이 자꾸 아프다. 주변의 여자들 중 몇몇은 한참을 사라졌다 돌아왔고, 아주 사라진 이도 있었다. 그들의 빈자리는 마치 커다란 싱크홀처럼 느껴졌다. 아팠던 그들이 서 있던 자리를 내려다보면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아픈 이들이 많아 우리 사회는 양파망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 구멍의 수가 3만9850개, 혹은 그 이상이라면 이 사회는 무엇을 제대로 담을 수나 있을까. 지난 달 26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성별·연령별 우울증 진료 인원’ 자료(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를 보면 우울증 환자 가운데 25~29살 여성이 3만9850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20대 중후반 여성 우울증 환자의 증가세는 지난 5년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 평균 증가율은 29.1%로 전체 평균(7.2%)의 4배 가량 많다.


20대 중후반 여성 외에도 우울증 환자는 대체로 젊은 여성 사이에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한 성별·연령군은 20대 후반 여성을 포함해 20~24살 여성(152.8%), 10~14살 여성(119.4%), 15~19살 여성(116.8%), 30~34살 여성(105.7%)이 고, 그 뒤를 25~29살 남성(104.4%)이 이었다.


앞선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은 언어를 가진 세대, 앞서 간 여성들의 발자취에 발을 포개지 않기로 결심한 우리는 왜 아플까. 언제 꺼질 지 모르는 위태로운 삶에 서 있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파란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2030 여성의 우울증을 다룬 『미쳐 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하미나 저)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 대화를 짧게 옮긴다.



책에서 저자는 여성의 우울증이 단순한 심리의 문제나 호르몬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는 점을 정신의학의 역사와 제약회사의 특성 등을 짚어가며 논증한다. 여성의 우울증의 사회적 맥락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파란은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 체재와 가부장제가 젊은 여자들을 아프게 한다고 보았다.


많은 2030 세대가 남녀를 막론하고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경쟁사회에서 SNS는 또래들의 수많은 하이라이트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죄책감이나 회의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으로는 저들과 같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좌절한다. 사회가 원하는 이상적인 2030의 모습이 너무도 분명해 보이고, 그것이 다양한 존재의 특성을 반영하거나 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0월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의 옛 동료는 그를 ‘멋진 파도처럼 살다가 방파제가 되어준 아이’라고 말했다. 그가 떠난 날이 다가온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미소를 오래 기억하며, 더 이상 사랑하는 우리를 잃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미안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할 작정이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부탁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여자들에게,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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