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이름은 꾸제트』 그리고 『원더』
2월 첫째 주 ‘영화, 보고서’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냉혹한 어른들의 세계와 달리, 사물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세계. 그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때론 예상치도 못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바라보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오늘은 그들 시선을 빌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상의 모습을 조명한 작품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내 이름은 꾸제트(Ma vie de Courgette)』, 2016
텅 빈 맥주캔과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작은 연을 소중히 끌어안고 보육원으로 들어서는 한 아이.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름 대신 ‘꾸제트’라 불러주길 원한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퐁텐 보육원에 오게 된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시선은 잔인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꾸제트’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과정에서 나를, 타인을 이내 우리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또래 친구들의 우정을 엿볼 수 있었기에.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스톱모션 특유의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꾸제트(Courgette)’는 호박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완연한 사랑을 받지 못했음에도, 이름 대신 불렀던 못난 별명을 잃고 싶지 않아 했던 주인공 ‘꾸제트’.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의 존재가, 보호자의 존재가 희망이자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그들의 희망이 쉽게 저버리지 않는 세상이 올 수 있기를.
『원더(Wonder)』, 2017
세상 밖으로 나와 용감무쌍한 여정을 시작하는 한 아이. 따뜻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어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내게 찾아온 선물과도 같았다.
낯선 눈초리와 시선에 때론 상처받을 때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유쾌한 에너지로 씩씩하면서도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 ‘어기’.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받은 사랑을 타인에게도 베풀 줄 아는 사랑스러운 아이는 이내 냉랭한 세상을 따스하게 녹인다. 부드럽지만 강인한 용기를 지닌 ‘어기’가 대견스러우면서도 그 모습을 본받고 싶었달까.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 우린 모두 자신을 향한 믿음과 용기에서 비롯된 내면의 단단함으로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우리들이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곁에는 무한한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들이 걸음을 나란히 하고 있다. 함께 꿈꾸는 ‘용기’가 가져다주는 힘이 어쩌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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