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운더』 그리고 『뱅크시』
‘브랜드(Brand)’의 힘은 강렬하다. 브랜드가 지니는 스토리만으로도 소비자의 마음을 현혹할 수 있을 만큼. ‘소비사회‘로 정의되는 현대사회에서 이들 행동을 파악하고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브랜딩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 그리고 그 자체만으로 특정 카테고리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린 작품을 만났다. 어느덧 열아홉 번째 시간을 맞이하는 ‘영화, 보고서‘에서 이들 작품에 대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하고자 한다.
『파운더(The Founder)』, 2016
세계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 창시자들의 비즈니스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깔끔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진일보한 체계로 맥도날드를 창시한 ‘맥도날드’ 형제보다, 황금아치라는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레이 크록‘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맥도날드의 브랜드화를 이끌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어버리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로열티를 확보하지 못했던 이들 형제의 상황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행운은 용감한 자들의 편에 선다고들 말한다. 변화를 인정하고 이를 타협하는 자들에게는 다음 단계로 향하는 열쇠가 주어진다. ‘레이 크록’의 행동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켰던 그의 비즈니스적인 면모는 박수받을 만하다. 결국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에서 브랜드의 로열티를 증명해 내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뱅크시(Banksy and the Rise of Outlaw Art)』, 2020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작품을 분쇄하는 역동적인 행위를 선보인 아티스트였다는 것뿐이다. 해당 영화 덕분에 인터뷰 형식으로 압축한 현대예술 흐름 속 '그래피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달까.
'익명성'은 한층 더 신비로운 존재로 돋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익명성이라는 매력적인 가면 아래에 상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작품 활동으로 목소리를 내었던 뱅크시. 세간을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그는 의도치 않게 그래피티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린다.
'브랜드화된다'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영향력을 선사할 가능성이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자본과 밀접한 상관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하게 한다. 예술의 상업화와 대중화 그 어느 영역에서도 종속되지 않고자 했지만, 그 역시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현대 자본주의를 향한 감각적 비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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