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킨포크 도산'
2011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다양한 직종의 40여 명이
직접 수확한 식재료를 나눠 먹는 소박한 모임을 만들었다.
‘킨포크 라이프(Kinfolk Life)’ 열풍을 불러일으킨 <KINFOLK>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의 탄생 배경이다.
강남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킨포크 도산>은
분주한 서울 한가운데에서 여유로운 킨포크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168길 24
매일 09:00 - 22:00
입구부터 환한 전경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높은 천장과 매장 한 면 가득 보이는 풍경이 시원하다.
킨포크 도산의 최대 장점을 꼽자면 시원한 풍경에서 나오는 ‘인스타 감성’이다.
‘자연 친화적이고 소박한 삶’이라는 모토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소셜 다이닝으로 시작해서 SNS로 유명해진 브랜드 답게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건물 전면이 통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햇살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다.
킨포크 특유의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햇살이 만나면 여느 자연광 스튜디오 부럽지 않다.
빛의 위치에 따라 변하는 포토존을 찾아서 사진 찍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2층에는 갤러리와 티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갤러리에서는 매거진과 다양한 디자인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전시되어 있는 킨포크 매거진은 열람 및 구매가 가능하다.
동양의 발을 닮은 나무 중창 너머에 티라운지가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 아트먼트뎁의 ‘티컬렉티브’ 브랜드와의
합작 팝업 스토어로 예약자만 이용 가능하다.(이용시간 2시간)
건강하고 여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두 브랜드의 만남은
기대 이상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선물한다.
티라운지에서는 한국적으로 해석한 애프터눈 티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차 문화는 다례(茶禮)라고 한다.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예절과 순서를 지킴으로써 순수한 마음을 다잡는 문화이다.
개다리소반에 차려진 찻상은 그보다 가볍게 다가와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둘러 앉아 여유를 즐기면서도 소리가 자리를 넘지 않는 정도의 예의
사회적 관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킨포크 라이프와 '동방예의지국'의 정서가 어우러진 모습을
킨포크도산 티라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티라운지는 킨포크의 가구들로 가득하다.
홈 퍼니싱*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킨포크의 제품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킨포크 인테리어의 특징은 핵심적인 기능에 중점을 두되,
작은 디테일들로 취향을 담아내는 것에 있다.
이곳을 이루는 소품들 하나하나가 디자이너의 작품이며,
가구의 선, 식물의 배치 등에서 한국 전통 인테리어를 재해석했음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라운지의 식물들은 소나무처럼 두께감이 있으면서 양 옆으로 굽이 뻗어가는 형태이다.
또한, 창호지 문과 같은 인테리어 요소들이 곳곳에 녹아있다.
조용히 앉아서 가구들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이 공간이 주는 재미이다.
*홈 퍼니싱: 집을 단장함. 가구나, 조명 등 집안을 꾸밀 수 있는 제품
P.S. 오브코스의 시각
휘영청 달이 뜬 공간
킨포크 도산의 인테리어의 핵심요소를 꼽자면 조명과 화병을 선택하겠다.
간접조명과 포인트 조명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매장을 은은하게 비춘다.
조명의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여러 모양으로 퍼져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사진에 담긴 조명과 화병은 카페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데,
매화와 달이 그려진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는 기분이 들었다.
일러스트에서도 빛과 그림자의 조화를 최대한 강조하고 싶었다.
모자람 없이 심플한 <킨포크 도산>에서
킨포크만의 여유로움으로 주말을 채워보자.
급하지 않게 천천히,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말이다.
Editor. 이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