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보고 난 겨울방학 당시 제물포에 있는 인천대에서 몇백명이 듣는 영어시험특강과 영어회화 수업을 들었다. 몇번 올린적이 있는 생활 꿀팁 전문 시카고 출신 교포형(명언: 똑같은 양말 10켤레 사서 빨면 빨래 후 그냥 서랍에 넣어서 2개 꺼내 신으면 된다.)이 회화 선생님이였다. 그분의 추천 공부법 중 하나는 thesaurus에서 궁금한 단어를 찾아서 나오는 설명에 있는 단어에 또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당연히 있다.) 또 찾고, 또 찾고 해서 모르는 단어가 없을때 까지 해보는 것이였다.
그 다음날 수업 끝나고 제물포에서 전철타고 광화문에 달려갔지. 교보에서 있는 제일 싼 갱지로 되어 있는 , 아직도 가지고 있는, USD 5.99 CAD 6.99 같은 가격이 붙어 있는 thesaurus 구매 하였다. 저녁에 집에서 한번 시작을 해 보았는데, 끝이...나질 않아... 그래서 다음날 선생님한테 가서 본인은 얼마나 하셨는지 물어봤다. 나는 미국 사람인데 언어 뭐뭐를 전공해서 대충 다 알어 라고하셨었지.(해본적 없음) 그래도 군대제대할때 까지는 심심하면 thesaurus 보고 그랬었다. 고마워요 티쳐
대학교 들어와서는 동기따라 근현대사연구반(NL), 내가 좋아 흑인음악동호회, 농구동호회 잠시 가입했다가 여느 신입생들과 비슷하게 첫 중간고사 즈음 나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공강의 틈만 있으면 도서관과 멀티미디어실에서 책과 DVD를 열심히 보게되었다. 어느날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책을 읽어 왔다.를 읽고 당시 오타쿠/덕후 같은 표현은 없었지만 대단하다. 이분은 파고듦의 덕후다.. 라는 충격적인 느낌을 당시에 받았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한 분야에 대해서 가볍게라도 이해하려면 해당 분야의 책 열권 정도 보라. 라고 하였다. 그래서 우선 읽었었다. 우주로부터의 귀환, 도쿄대 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21세기 지의 도전, 임사체험, 뇌를 단련하다..등등. 본인 책 안에서는 끊임 없이 작가, 철학, 철학가를 알려주었다.
다음으로는 우선 가깝고도 먼 일본 작가들의 한글 책을 다 읽어보자 생각 했었다. 시작은 당대 최고의 인기.....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그리고는 황무지, 울준비는, 당신의 주말은, 작은새, 하나님보트, 낙하하는 저녁, 반짝반짝 빛나는.. 등등 주욱 읽었던것 같다. 그후 하루키 열심히 읽었다가 갑자기 나쓰메 소세키, 오사무, 아쿠타가와, 오에 겐자부로 등등으로 선회하여.. 책들을 여러 권 봤었다.(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아서..읽었다기 보단 봤었다로)
그리곤 표시해둔 다치바나 다카시의 추천 잭을을 보았었지. 어느 책에선 가 초반부에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책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후 키에르케고르의 책 몇권.. 정말 한마디도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다 읽었다는 것 자체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비트겐슈타인 책도 읽어봤었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아래와 같이 말을 했었다.
“Tell them I've had a wonderful life"
"Whereof one cannot speak, thereof one must be silent."
영어선생님의 thesaurus와 다치바나 다카시가 알려준 여러가지 독서법은 넓고 가능한 깊게 세상을 파는 것과 같다. 1) 하고 싶고 2) 알고 싶고 3) 할 수 있고 4) 알수 있는 곳 까지 나는 해보고, 비트겐슈타인처럼 잘살고 갑니다.. 하고 떠나면 좋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작가, 저널리스트, 독서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지난 4월 세상을 떴다고 6월 말에 뉴스를 보았다. 뉴스날에 사진 다운 받아 RIP 하려다가, 20년 가까이 내 삶의 방식의 일부분에 많은 영향을 준 선생님의 이야기를 남겨본다. 영면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