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보다 알약! 비만 치료 시장의 '먹는 약' 전쟁
비만 치료제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혁신적 신약이며 주사제인 위고비와 젭바운드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열었지만 하루 한 알로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먹는 약'이 비만 치료제 분야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장 1위를 고수해 온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는 2021년 출시 이후 비만 치료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어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젭바운드(Zepbound)'로 맞불을 놓으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시장의 관심은 주사제 경쟁에서 경구용 치료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심이 선 약물은 바로 일라이 릴리의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입니다.
2025년 4월, 일라이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이 임상 3상 시험에서 9개월 복용 후 평균 7.3kg 체중 감소를 이끌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시장은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하루 만에 14% 급등했고,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7% 하락했습니다. 단순한 임상 결과 발표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이죠.
오포글리프론은 주사제가 아닌 알약 형태의 소분자 신약으로, 식사나 물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투약 비용이 낮고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 기존 주사제 대비 훨씬 넓은 수요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BMO 캐피털은 "일라이 릴리가 비만약 시장에서 곧 노보 노디스크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차세대 주사제 '카그리세마(Cagrisema)'를 통해 반격을 시도했지만, 2024년 12월 발표된 임상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이어진 공급 부족 문제가 겹치며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이미 임상 3상을 마쳤고, 무엇보다 막대한 제조 설비 투자로 빠른 양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만약 시장의 성패는 약의 '형태'가 아니라 '출시 시기와 생산량'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입니다.
모건스탠리에 의하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88.9억 달러에서 2028년 403.1억 달러, 그리고 2039년에는 539.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사의 경쟁은 이제 주사기에서 알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양강 구도에 새로운 도전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머크,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경구용 GLP-1 작용제나 GIP/GLP-1 복합체 형태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텍들도 후보물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효과가 있느냐'가 아닌, '얼마나 쉽게, 자주, 싸게 복용할 수 있느냐?'가 비만약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맞는 것보다 먹는 것을 선호하는 시장의 흐름", 이는 결국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의 문턱을 넘게 할 것이며, 그 자체가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불러올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중심으로 '먹는 약'이 빠르게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흐름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모든 질환에서 먹는 약이 선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조현병(Schizophrenia) 환자의 경우에는 매일 약을 챙겨 먹는 것보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서 맞는 주사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복약 순응도가 낮을 경우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LAI)는 미국과 유럽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며 표준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질환의 특성, 환자의 생활 패턴, 치료 목표에 따라 어떤 제형이 적합한지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만 치료제에서는 '먹는 약'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특정 영역의 이야기일 뿐, 제형 선택은 항상 "환자 중심"이어야 한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