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_ with you

by Snoopyholic
IMGP0150.JPG Brill, UK

우리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손 꼭 잡고 동네를 산책했지.

크고 따뜻했던 네 손의 감촉이 이따금 떠오르곤 해.

네 기다란 다리의 속도에 맞추겠다고 폴짝이며 걷다가 작은 꽃이라도 발견하면 난 즉시 네 손을 뿌리치고 쭈그려 앉아 꽃에게 말을 걸며 사진을 찍었지.

그럼 넌 이렇게 말했어.


"넌 참 이상한 애야. 꽃에게 말을 다 걸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넌 내 옆에 함께 쭈그리고 앉아 함께 꽃에게 말을 걸었지.

난 이렇게 말했어.


"우린 참 이상한 사람들이야, 꽃에게 말을 다 걸고."


이따금 떠올라, 네 손의 감촉, 속삭이던 너의 목소리, 우리의 웃음소리가 공기 중으로 흩어지던 것.

우리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손 꼭 잡고 동네를 산책하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