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너무 버거운 행복이란 놈
행복하고 싶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바라고 또 바라는 게 행복인데 행복은 도대체 뭐지?
우린 무엇을 '행복'이라고 정의하는 걸까?
아침부터 수많은 물음표들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순간이 오기는 할까? 다시 또 생겨버린 물음표 하나.
잘 먹고 잘 사는 것. 아이의 시험 성적표에 높은 숫자가 찍혀오는 것. 남편의 월급이 지금보다 더 오르는 것.
이런 것을 우린 행복이라고 하는 걸까? 아, 또 또 물음표 하나 머릿속으로 퐁당!!
내가 느끼는 행복의 무게는 조금 무겁다. 버겁다고 표현해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엄청 커야만 하고, 엄청나게 큰 목표를 이뤄내야만 하고,
행복의 곁엔 언제나 '엄청'이란 단어가 붙어야 할 것만 같다.
그런데 난 엄청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냥 조용히,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소심한 사람 중에 하나가 나.
어린 시절의 우리 집은 대체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항상 내가 원하는 끝점은 평범해지는 것이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딴 건 바라지도 않아.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고."
그만큼 행복이란 단어는 어린 나에겐 너무 먼 당신 이었던 존재였다.
한 번에 행복을 찾기 어렵다면 포기해야 할까? 아니지. 절대 아니지.
그럼, 행복해지기가 너무 어렵다면 ㅎ은 어떨까?
행복이라 하기엔 너무 작고 소소하지만 하나 둘 모으다 보면 언젠간 행복이 될 조각들.
마치 10장 모으면 탕수육 대짜 공짜라는 중국집 쿠폰 스티커를 모으듯 그렇게.
행복이란 스티커판의 ㅎ조각들을 하나씩 모아보는 것이다.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면 별사탕 같은 ㅎ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휴대폰을 바라보며 걷다 뻐근해짐에 고개를 들어보면 푸른빛의 하늘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량한 그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 누가 있을까.
봄의 초입, 바쁜 출근길 너머로 목련꽃 피는 모습을 슬쩍 곁눈질로 훔쳐본다.
겨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으로, 봄의 손을 잡고 문턱을 넘어서는 기분으로.
아이들의 엉뚱한 한마디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함박미소는 아닐지라도 더없이 소중한 순간이다.
찾으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모든 순간이 나만의 ㅎ조각들인 것이다.
전력질주로 달리기가 힘들다면 꾸준히 오래 걸으면 된다.
산의 정상이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면 발아래 들꽃들을 보며 나아가면 된다.
남들 하는 대로, 남들과 똑같이 꼭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난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되는 거다. 아주 작고 소소한 나만의 별사탕들을 찾아가면서.
이쯤에서 머릿속 가득 찬 물음표들을 꺼내봐야지.
행복, 그거 별 거 있나요?
행복, 그거 별 거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