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부족했던 것

고등학교 자퇴부터 만 2년 차 개발자까지 (4)

by 하설

자아성찰의 시간


스스로에 대해 관찰하기 시작하며 많은 질문들을 던졌다. 과연 시장 상황이 좋았다면 나는 계속 성공할 수 있었을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만이 내가 창업 자체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이유일까? 많은 질문들을 던진 끝에 나는 생각했다.


여러 상황은 핑계일 뿐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처음 이 생각이 들었을 때에는 자책의 심정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저 생각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게 부족했던 것


많은 것이 부족했다. 정말로 많은 것이 부족했다. 단순히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나 스스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하지만 어느 상황이나 모든 준비를 하기 어려운 만큼 최소한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운과 같이 내가 관여할 수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내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추려보았다.


노력

두 가지의 노력이 부족했다. 창업 전까지 노력의 양, 그리고 창업 후 노력의 방향 조절이 부족했다. 창업 시작 전까지의 여러 고민과 자료 조사,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책 등에 대해 준비하지 않았다. 창업 후에는 내가 바라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들었다. 힘든 상황과 단점은 외면하였고 내가 가고 싶은 길만 가며 노력했다. 단순히 내가 하고픈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하고픈 일 자체에만 노력을 하였고 그 일을 지속가능한 일로 만들기 위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각오

혼자만의 세상 속에 갇혀있던 나에게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마냥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 했다. 하지만 좋은 상황 속에서 열심히 하는 것과 힘든 상황 속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어떤 사업이든 언제나 성공만 할 순 없다. 정말 잘될 때도 있겠지만 그만큼 힘든 상황도 있을 거고 그러한 여러 상황들의 반복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무작정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자에게는 정말 작은 고난에서조차도 크게 넘어질 수 있고 실제로 내가 그랬다.


실력

결정적으로 나는 실력이 없었다. 고작 반년 정도 공부한 기술로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기술을 연마한 사람들을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사업의 길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이 가득한 경쟁 속에 덤벼든 것이다. 사실 기업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개개인의 초기 단계의 프리랜서들과 비교하여도 터무니없이 허접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실력이 없더라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각오와 함께 내가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노력했다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노력, 각오, 실력 세 가지 모두 없었다. 세 가지 모두 갖추어진 사람 또한 실패하는 사업이라는 곳에서 세 가지 모두 없는 내가 도전하였고 결과는 당연하게도 실패하였다.


다행인 것


나의 불타는 열정으로 시작하였던 창업이 처참하게 실패하였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이를 통하여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내게 부족한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나에게는 성장할 시간이 있었고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었다. 깨달은 사실을 바탕으로 부족했던 것을 채우고 나의 장점을 더욱 날카롭게 연마하여 다음 도전에 첫 창업보다는 조금 더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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