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자퇴부터 만 2년 차 개발자까지 (3)
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창업의 길에 올라서게 되었다. 많은 설렘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과 속에서 불타오르던 열정과 함께하였다. 지역 VR/AR 제작 거점 센터 내에 입주하였던 많은 다른 기업들의 대표님과 직원들의 조언을 들으며 때론 해당 기업들의 외주를 받는 등 많은 도움들을 얻었다. 이런 도움들을 기반으로 계약서를 쓰는 방법, 세금 계산하는 방법 등 많은 것들이 서툴렀지만 하나씩 해내가고 업무적인 대화의 매너와 태도, 다양한 시각으로 사업을 바라보는 방법들에 대해 배우며 점차 성장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였지만 나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만 만난 것은 아니다. 어리고 열정이 넘치는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는 증명이 어려운 구두 계약이 아닌 명확한 서면 계약서의 중요성, 계약서의 부당한 부분을 찾는 방법,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방법과 같이 나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익혔다. 하나둘씩 많은 것들에 대해 배우고 몸에 익혀가며 불안감보다 자신감이 커졌고 열정은 더더욱 불타올랐다. 집과 사무실 거리가 1시간 반이 넘는 거리인 상황 속에서 나의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나는 사무실에서 침낭 속에서 수면을 취하며 일하였다. 그렇게 나는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마냥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2019년 12월에 해외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2020년 1월에 국내에 들어오게 되었다. 1명으로 시작된 코로나는 점차 커졌고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마비될 정도로 질병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다. 대부분의 사업 지원금은 중단되었고 그로 인한 여파로 직접적으로 받던 지원금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들어오던 외주들은 점차 줄어갔다. 사람들의 수요가 줄어든 여파가 아닌 지원금이 줄어든 여파로 기하급수적으로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때 나는 VR/AR 시장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VR/AR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으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최신 기술이라는 이유 하나로 억지로 도입한 VR/AR 관광 상품과 같이 누구도 사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나마 잘 만든 콘텐츠들 또한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엔 VR/AR 전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정이 필요하다는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다. 모든 것을 선급하게 선택하였고 또 부정적인 측면은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결국 불타오르던 열정은 점점 식어갔고 나는 창업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