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월요일 이벤트 만들기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월요병이란 월요일 아침에 특히나 피곤한 상태를 말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주말에 쉬는 패턴을 가진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에게서 주로 나타는 심리적인 증상이다.
월요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알 수 없는 짜증과 무기력증이다. 일요일 저녁부터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우울감이 밀려온다. 심하면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콩닥거린다. 당장 내일부터 출근할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수면의 질이 좋을 턱이 없다.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자는 잠이 일주일 중에서 가장 질이 낮다. 월요일 아침이면 몸이 천근만근이고 어깨에 누가 앉은 것만 같은 기분이다. 어쩐지 월요일에 유독 모자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니. 카페인을 때려 부어도 집중이 잘 안 되고 멍하다. 느즈막한 오후가 돼서야 조금 살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이면 네 번, 일 년이면 사십 팔 번이다. 오십 번 정도 월요병을 겪었다면 만성 월요병이다. 어떤 병이든 만성이 붙으면 참 피곤하다. “회사원이면 월요병 정도야 당연하지 뭐.“라고 체념할 수도 있지만, 퇴사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 중인 올대리는 체념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왕이면 건강하고 초롱초롱한 하루를 보내는 게 낫지 않은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3개월에 한 번이라도 피곤하지 않은 월요일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가?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두 번째는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월요병에 시달릴까? 평일의 삶과 주말의 삶 사이에 갭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회사로 복귀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야 너는 제주도 가라…“ 시차 적응과 풀리지 않은 여독, 그리고 여행과 일상 사이의 갭 때문이다. 노동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 갭은 더욱더 커진다. 주말의 올대리는 늦잠도 자고, 외식도 많이 하고, 쉬지 않고 수다를 떨고, 늘어질 대로 늘어진다. 새나라의 어린이처럼 바람직한 회사생활을 하는 평일의 올대리로 복귀하는 게 쉽지 않다. 나름대로 초미니 주말여행을 즐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출근에 대한 지루함 때문이다. 아무리 회사가 좋고 재밌어도 출근해서 일을 하는 행위 자체가 너무 루틴화 됐다. 일상이 반복되면 지루하다. 설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사와 일에 대한 의미까지 없는 상태라면, 돈을 버는 것 말고는 출퇴근의 이유가 없다면 악성 월요병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 일요일 밤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거나 악몽을 꾼다거나 날밤을 새기도 한다.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뭐든 억지로 하는 건 필요 이상으로 에너지가 소모되니까.
만성 월요병을 위한 첫 번째 해결책은 월요일 오전반차를 내는 것이다. 매주 사용하라는 건 아니고, 몇 개 월에 어쩌다 한 번씩만 사용해 줘도 효과가 아주 좋다. 고작 4시간이지만 40시간 이상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올대리는 10 to 7이라 오전반차를 사용하면 3시에 출근하는데, 그 주 금요일 저녁부터 계속 행복하더라. 주말에 약속이 많은 경우에 종종 사용한다. 일요일 저녁도 부담 없이 보낼 수 있고, 월요일 오전을 멍하게 버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요즘엔 월요일엔 조금 늦게 출근하는 복지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올대리네 회사도 한 달에 한 번 월요일에 한 시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그 주에는 늦잠을 3번이나 잡니다.
월요일 오전에 정기적으로 회의 혹은 티타임이 있는 회사라면 반차를 쓰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에게 아침 이벤트를 선물하는 방법을 권한다. 일부러 설렘을 만들어 도파민을 끌어내는 것이 포인트. 올대리는 가끔 일요일 저녁에 장을 실컷 본다. 월요일 아침밥을 특별하게 먹고 싶어서다. 평소에는 그릭요구르트에 바나나를 먹었다면 이벤트를 열고 싶은 날에는 망고, 용과, 파인애플 등의 비싼 과일상을 차린다. 또는 출근길에 하고 싶은 일을 왕창 한다.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노래를 듣거나. 주로 접하는 콘텐츠와는 달리 오락성이 많이 가미된 것들을 보고 듣고 읽는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도파민을 분비하려고 노력한다. 특별히 월요일만 맛있는 모닝커피를 사 먹는 것이다. 평소에는 회사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지만, 월요일엔 투자 좀 하는 편이다. 우울한 일요일 저녁을 보낸 나를 달래주는 의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