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던 하루
나는 지뢰밭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1부터 7까지의 숫자 옆 숨겨진 폭탄을 피해
자칫 발을 헛디디면
시꺼먼 폭탄이 한꺼번에 나타나 놀래킵니다.
너는 죽었다 심판을 내립니다.
반백 년을 훌쩍 건너온 삶
도무지 놀랄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안정된 삶이 지루하다 하품 나던
다시 아플 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만만하던
어리석은 시간은
뒤통수를 호되게 갈깁니다.
슬픈 발라드를 들으며
다시 울게 될 줄
풀 한 포기, 구름 한 조각에
마음이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지뢰는 사방에 있고
준비는 언제나 미흡하거나 전무하거나..
그래도
살 날이 많이 남아 있다면 다시
눈물 없이 밥을 먹을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