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산길을 걸었습니다.
발목까지 쌓이던 눈이 녹았나 했더니
밤새 다시 얼어버렸군요. 이런...
몇 번이나 발이 미끄러집니다.
잔뜩 힘주어 신발만 보고 걷자니
목이 뻐근하니 디스크가 올 것도 같고
오랜만에 보는 햇살보다
발 밑 흰 눈에 눈이 부셔 어지럽네요.
낙수가 바위에 얼어붙어 고드름이 되고
계곡 층층마다 작은 얼음 폭포 신기했는데
하루새 바위가 드러나고 살얼음만 남아
물고기라도 뛰어오를 것만 같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혹 새순이라도 돋아날까 앙상한 가지를 살핍니다.
눈길 끝에 당신의 뒷모습이 보이네요.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앙상한 겨울의 끝자락
추위와 고통과 외로움을 벗 삼고
생명을 피워내기 위해 힘겨운 한 걸음 걸어내는
당신은 나무를 닮아있습니다.
계곡물이 녹는 '쩡' 하는 소리가
당신의 잠을 깨우나요?
이제 나의 속삭임이 들리시나요?
봄이 오는 소리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