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9 목요일
어릴 적 소풍 가기 며칠 전 설레던 순간이 떠오른다.
그 당시 어린 마음에 그저 하루라도 빨리 소풍날이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이다.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지금의 마음과 기대를 조금 더 느끼고 싶다.
새삼 백수가 되니 하루가 더 바쁘다.
오늘도 공식적인 약속만 3개.
아침을 허둥지둥 챙겨 먹고 집을 나선다.
오랜만에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사람을 만난다.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사실 조금 걱정이 되었다.
현업을 떠난 지도 꽤 오래되었고,
마케팅에 대한 애정은 이미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몇 년간의 시간이 아주 헛된 시간은 아니었나 보다.
생각보다 말이 잘 나온다.
친한 대표님을 만나고, 오랜만에 들린 가로수길에서 쇼핑을 한다.
지난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했던 가로수길.
오늘 다시 한번 느낀다.
가로수길은 출근이 아닌, 놀러 와야지 좋은 곳이라는걸.
익숙한 공간, 익숙한 기억, 익숙한 발걸음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또 어떠함에 익숙해질 것인가.
미국 여행이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