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이 책은 여러 번 읽었다. 어릴 적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을 펼쳤다. 강한 언니의 딱 부러지는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지나고 보니 스무 살과 서른 살도 어린 나이다. 이렇게 어릴 때는 젊음이란 큰 무기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 늘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했던 것 같다. 안정감을 찾고 싶어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다. 편안한 노인이 되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도 젊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던 내가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20-30대를 그리워한다. 돌아갈 수 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을 버리고 인생을 신나게 즐기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37살의 지은이는 그 깨달음을 혼자만 느끼기엔 아쉬워 이렇게 책까지 펴냈겠지?
일흔이 넘으신 어머님은 마흔에 뛰어다니셨다고 했다. 그 나이에는 못할 일도 무서워할 일도 없다고 하셨다. 나이는 항상 상대적인 것 같다. 누군가에겐 40대도 어린 나이인 것을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일지도...
책 제목만 보면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쓴 것 같다. 하지만 40대 여성이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경험이 녹아있는 표현들이 책을 술술 읽게 만든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싱글이다. 2년간 육아를 하느라 경단녀였다가 이혼을 하면서 재취업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고작 생후 18개월과 2개월이었다. 삶에 대한 절실함이 취업문을 열었다. 아이가 어려 회사를 잘 다닐 수 있겠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재치 있는 대답을 했다. 지금은 아이가 어려 직장을 다니기 힘든 시기가 맞지만 아이가 크면 더 잘 다닐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단다. 아이 엄마만이 생각할 수 있는 대담함이 느껴졌다.
여자의 사춘기는 아이를 낳고서부터 인 것 같다. 나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는 시기.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면서 시작되는 것 같다. 지은이도 두 아이를 책임지는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썼을까.
이 책이 출간된 지 15년이 흘렀다. 지은이(박은몽)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인터넷을 뒤적였지만 그 이후 몇 권의 소설책을 쓴 것 외에는 정보가 없었다. 저자의 근황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멋진 책을 썼다면 어딘가에서 이것과 걸맞은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았는데... (내가 정보를 못 찾는 것 일 수도 있다 --;;)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 찐하게 겪은 내 경험을 글로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책 내용)
20대는 무언가를 결정짓는 시기가 아니라 자신을 가다듬고 준비하는 시기다.
서른이 되었다고 해도 결정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강해져야 한다는 건 확실하게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몸의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나이다. 그리고 열정의 나이다. 아무것도 마음껏 힘껏 도전해보지 않고 나를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도 않고 이대로 서른을 보내기에는 찬란한 젊음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