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글 4th_Day3> 멋진 삶을 살아가는 방법.
2020년 1월 나와 우리 가족뿐 아니라 국가와 국경을 너머 전 세계가 바이러스 탄두를 맞았다. 사건과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 다했던가? 결과에는 항상 원인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낌새라도 어디선가 새어 나오고 있었을 것을. 지구 상에 살고 있는 현존 인류인 우리, 지구의 먹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아슬아슬 중심잡기를 하고 있던 인간들에게 터지고 말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미묘한 바이러스 뉴스가 거미줄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갈 즈음 큰 아들이 중국에 잠시 들어왔었다. 북경과 우한 워낙 먼 곳이라 괜찮겠지 하면서도 조심스러워 집에만 머물다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아들은 아빠와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큰 아이는 오늘도 서울 외할머니 집에서 내게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다.
내게 있어 멋진 삶이란 무엇일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정말 많은 것들을 뼈저리게 익혔다. 눈물로 배운 현실이다. 가슴으로 알게 된 소중함이다. 멋진 삶이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밤새 베갯잇을 적히며 마음에 오롯이 새겨 넣었다. 물론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라 이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나 또한 장담할 수는 없다. 오늘의 신글 과제는 올해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고 이를 위한 실천 방안을 적어보는 것이다. 그러나 버킷리스트라는 것이 지금의 내게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내 꿈을 지워내거나 줄이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홀로 동굴 안을 향해 소리치지 않았던가? 내 꿈, 내 삶, 내 미래를 위해 멋진 나로 바로 서겠다며. 그러나 나는 방향을 조금 바꾸고 속도를 조절해보려 한다. 소중한 이들의 응원이 없다면 무엇이 의미가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목적지에 오른다면 그곳이 내게 멋진 삶을 줄 수 있을까? 같이 사는 세상이라 하였다. 우리는 양보와 이해로 서로를 보듬어준다. 그 안에 희생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나 역시 결혼 후 희생이라는 두툼한 외투를 입고 지냈다 생각했다. 따뜻함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그 외투의 무게가 내 어깨를 짓누를 즈음 나를 찾겠다며 박차고 일어나 옷을 벗어던졌다. 그랬던 내가 다시 그 외투를 찾아 입어보려 한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다. 고대의 갑옷같이 무겁던 그 옷이 선녀들의 날개옷처럼 가벼워졌다. 대체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렴풋이 알듯하다. 옷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하여 가벼워진 희생의 옷에서 날개가 솟아 나오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렇게 나의 가장 큰 버킷리스트는 조금 밀려날 예정이다. 아이들의 미래와 가족의 건강이 지금 내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버킷리스트 안에 들어있는 10개... 100개... 1000개를 모두 이룰 수 있다 해도 단 하나와 바꿀 수 없음을.
단 하나의 바람뿐이다. 큰아이가 다음 학기 전에 무사히 북경에 와 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뿐.좀... 쫌... 쪼옴. 오자. 함께 지내자. 마주 앉아 밥도 먹고 잔소리도 할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자. 평범한 생활로 같이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