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
애매한 일과 애매한 말이란 게 있다. 분명 기분은 나쁜데 상대방에게 터놓고 말하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것들 말이다. 기분을 풀어보려고 섣불리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기라도 하면 자칫 ‘예민 보스’로 몰릴 수 있다. 그만큼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그냥 넘어가고 마는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스스로 기분 나쁜 감정이 드는 것 자체를 자책하거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정당성을 찾아 헤매는 미로에서 그만 벗어났으면 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객관성’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객관성’은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무엇인지는 알지만 실제로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람은 없는 것.
사람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소위 제삼자로써 갖는 객관성 역시 따지고 보면 누군가의 주관적인 시각을 통한 ‘상대적 객관성’ 일뿐이다.
이어서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을 정의해보겠다.
내가 듣거나 경험한 유사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센스’에 관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명확한 기준을 근거로 분류될 수 있는 상황이 있는가 하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보니 분류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다. 항상 차문을 열어주는 행동이 누가 보기에는 ‘센스’고 ‘매너’지만 또 누군가는 ‘오버’나 ‘굳이?’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리하자면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은 결국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행동’을 타인이 했을 경우 피어오르는 감정이다.
그러니 이제 ‘나만 그런가?’ 또는 ‘내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은 그만하자.
중요한 건 통계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보편성’ 또는 ‘객관성’따위가 아니라 주관적인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는 저렇게 센스 없이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을 텐데 저 사람은 나처럼 뛰어난 센스 감각을 갖추지 못했구나. 이 정도로 정리해보자.
존재하지도 않는 객관성을 들먹거리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어제의 나에게 보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