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껴안았는데, 왜?

경계존중교육

  최근 경계존중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저는 경상북도교육청 성교육 자료개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초등학생의 경계존중교육에 대한 자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의 담당은 초등학생 자료 개발로서  저학년(1.2학년)의 내용으로 선을 통한 경계의 의미와 존중교육을, 중학년(3.4학년)의 내용은 경계존중에 대한 개념 이해 교육을, 고학년(5.6학년) 내용은 시각적 경계에 대한 개념 및 사례를 통한 교사용 지도자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로 선정한 이유인즉, 기존의 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 전에 우리 생활 속에 경계존중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를 하다 보면 성폭력이 예방되고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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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물리적,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시각적 개인 영역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도로에서 운전할 때 차선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안전하고 교통 혼선을 막기 위해서이겠죠. 그래서 옆 차선으로 들어가고자 할 때는 자동차 깜빡이를 껴고 옆 차선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낸 후 허락을 받고 옆 차선으로 들어갑니다. 갑자기 옆 차선으로 끼어들면 사고가 나고 놀라기 때문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경계가 있습니다. 나의 경계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려고 하면 누군가는 화를 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한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동의(허락)를 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사회 속에서 상대방의 경계를 인지하고, 존중하여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경계존중교육이란, 개인 간 경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르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경계를 먼저 인식하고 타인의 경계를 함부로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계존중교육의 3가지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자신의 경계를 존중받고 상대방의 경계도 존중해야 합니다.
 2. 상대방이 자신의 경계를 침범하려고 할 때는‘싫어’,‘안돼’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거부의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잘못이 아닙니다.
 3. 자신이 스킨십 등 상대방의 경계를 침해해야 할 때 반드시 동의(허락)를 구해야 하며,
     상대방이 거부할 때 이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계존중교육에 대한 책들도 많이 발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아 때부터 부모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은 생활 속 성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경계’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즉 소유물, 신체, 감정, 공간 등 다양한 경계가 존재한다는 것과 상대방의 경계를 넘고자 할 때는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경계존중교육은 생명존중교육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소중한 우리 몸의 중요성을 책을 통해 나누고 나의 몸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는 교육적인 도서입니다. 아동 성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아동의 올바른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경계존중교육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는 의식이 잡히면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상대방을 존중하고 개인마다의 경계를 알고 이를 존중해 준다면 성폭력뿐 아니라 학교폭력 등 모든 폭력을 예방하는 기본 교육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경계존중교육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어른이 경계를 인지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고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녀가 사회성을 기르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배우는 ‘경계존중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더욱 확대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