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by 소나



내가 가진 게 없다는 걸 남들이 알까 봐

나를 믿어준 사람들까지도 나에게 실망할까 봐

한없이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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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삶에 뛰어난 통찰력도 현명함도 없다.

깊었던 심연만큼 작은 어둠에도 흔들리고

극복이란 단어랑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저 흘러가는 데로

나에게 주어진 대로

순응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예체능을 준비하고

금융권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학생땐, 여러 대기업 대외활동에 나가고

소심한 성격에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보통 노력하면 붙었고, 결과도 좋았다.

나의 장점 또한 알고 있다.


초면에

밝게 먼저 웃어주면 사람들이 좋아했고,

순한 인상 덕분에

상냥하게 굴면 나에게 먼저 다가와줬다.


하지만, 난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그런 연기에 지치는 순간

내 위치는 흔들렸고,

거기에 따라오는 고통이 있다.


그런 나의 단점은 명확하다.

바로 적응력



솔직히 말하면, 내가 실무에 투입되었을 때도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일까?


내 능력 밖에 일을 시키면 어쩌지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내가 속한 집단에

나는 어울리는 사람일까?



나는 잘난 학벌도

자격증도

능력도 성격도 별로인 사람인데


높은 학벌에

어려운 자격증에

좋은 사회성까지


갖춘 이들은 너무 많이 만났고,

나를 더없이 작게 만들었다.



이런 대단한 사람들을

운 좋게 뚫고 들어왔는데



나를 믿어준 사람들까지 나를 포기하면 어떡하지

나에게 실망하면 어떡하지에 대한 생각이

나를 괴롭히고 부정적인 생각을 이끈다.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그냥 운이 좋아서 붙었을 뿐이야 라는 생각이

매분 매초 머릿속을 지배한다.


한때 직장에서 그 불안함과 깊은 심연 속에서

혼자 헤어 나오지 못해

화장실에서 남몰래 숨을 고르며 나온 적도 많다.



아직도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항상 새로운 직장을 가지기 전엔 불안하고, 막막하다.


내가 가진 게 없는 사람이란 걸 사람들이 알게 될까 봐

내가 별로인걸 남들에게 들킬까 봐


한없이 불안하며,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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