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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영 Dec 06. 2024

삶이 녹아든 음악이 가진 불멸의 울림

<일생에 한번은 베토벤을 만나라>

클래식(Classic);

수 세기를 넘어 수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불후의 명곡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름부터 어려운 바로 그 장르.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도, 어떻게 감상하는지도 모르겠는 바로 그 음악.


클래식 음악과 인문학의 접점을 모색하는 안우성 음악감독은 자신의 저서 <일생에 한번은 베토벤을 만나라>에서 베토벤이라는 가교를 통해 클래식 음악으로의 첫 발을 안내한다. 




그저 한 ‘사람’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한편 낭만주의로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베토벤은 ‘자유와 진보’라는 모토 아래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며, 작곡가로서는 치명적이었던 청력 상실에도 굴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곡을 써내려갔다. 베토벤이 일생 동안 생산해 낸 수많은 음악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5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 삶 곳곳을 물들이며, 수많은 이에게 음악이 가진 전율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있다. 


베토벤의 음악은 대체 왜, 어떻게, 이토록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일상에 감동을 불어넣는 것일까? 


<일생에 한번은 베토벤을 만나라>는 그 답을 베토벤의 삶 속에서 찾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화처럼 풀어낸 베토벤의 삶과 그의 음악을 순서대로 병치하며 그를 대표하는 25곡의 음악을 소개한다. 


책을 펼칠 때만 해도 음악사와 이론서에 박제된 영웅 같던 베토벤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발자국씩 가까워져, 마침내 우리네들 사이에 서 있는 평범한 한 사람이 된다. 조카를 아끼고, 한 여인을 사랑하고, 고난에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펜을 잡는 강인하지만 불안한 그는, 어쩌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그저 삶 한가운데 놓인 인간이다. 


그의 삶과 함께 바라본 베토벤의 음악은 음형의 아름다움을 넘어, 공감과 동질감을 매개로 증폭된 울림을 전한다. 


 

감정의 폭발


저자는 모든 것이 변하는 인생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감정을 느끼고, 수십 년 동안 수많은 희로애락의 상황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든 감정들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 생존과 현실에 집중하느라 인생의 수많은 순간들을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음악은 감정의 폭발이다.”


음악은 누군가의 내면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동과도 같다. 실상 모든 예술이 그러하다. 

물론 음악이 표현하는 감정에 온전히 공감하며 눈물을 흘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음악이 품고 있는 어떤 응축된 감정의 에너지는 파동을 건너 우리에게 닿아, 성찰과 사색, 몰입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이 바로 음악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자 역할일 것이다.



예술의 본질은 삶에 있다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은, 고대 유물처럼 느껴지는 과거의 예술이 언젠가 울고 웃던 어떤 이의 삶의 조각임을 깨닫게 해준다. 


예술은 곧 삶의 산물이다. 

이것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 고상하고 어려운 예술은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바쁜 일상 속 사색의 틈으로서 우리 일상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지금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도 인생의 장면들을 장식하는 최고의 배경음악이 될 것이다. 


이 책이 권하듯 베토벤부터 시작해 보자.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꽤 자주 찬란했던 그의 삶을 되새기며 그의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 스며 든 클래식 음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기고글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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