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해결될까?

기후변화 대응 현자타임

by 홍차

지난 몇 달 동안 가뭄, 홍수, 극한 기후 관련 뉴스를 보며 기후 우울감에 시달렸다. 바람과 달리 우리는 매년 기록적인 한파/더위를 경험하고 있고, 과학자들이 절대 넘어서면 안 된다고 경고했던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의 마지노선마저 이미 넘어선 현실이다. 기후변화 뉴스를 다 읽기도 전에, 영화에서나 보던 기후 재해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유명인의 집을 삼킨 LA의 화재, 홍수로 도시가 잠긴 브라질, 그리고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을 견뎌야 했던 우리까지. 불과 5년 전만 해도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제품’ 같은 단어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와, 막연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기후 위기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의문이 든다. 정말 기후변화는 해결될 수 있을까?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르지만 우리의 목표는 넷제로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으로 전 세계 2만 1천여 개 기업이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했다. 많아 보이지만, 한국의 기업체 수가 약 772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기업 중 단 37%만이 직접 배출량과 간접 배출량을 모두 공개했다.


직접 배출량은 기업이 스스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의미하지만, 문제는 간접 배출량이다. 기업 총배출량의 70% 이상, 금융기관의 경우 전체 배출량의 90% 이상이 간접 배출에서 발생한다. 결국, 간접 배출량을 포함하지 않은 데이터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국가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7년 동안 약 4억 4천만 톤 누락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소규모 사업장과 일부 산업은 배출량 산정에서 제외된다.


우리는 지금 얼마를 줄여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2050년까지의 목표는 넷. 제. 로.


*넷제로(net-zero): 순배출량이 0인 상태 (출처:탄소중립 정책포탈)


넷제로는 어떻게 해요?

기업들의 기후 목표 성취도를 평가하는 Transition Arc에 따르면, 철강·수송·항공 같은 다배출 산업 부문 500개 기업 중 단 한 곳도 지구 온도 상승 1.5도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이들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넷제로 전환 최하 등급(E)**을 받았다. 즉,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얼마나 감축할 계획인지, 그 실행력까지 모두 낙제점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기업들만을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는 사회는 아직도 대부분의 에너지원이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트 연료를 주연료로 하는 비행기를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화석 연료 발전소가 대부분인 이 땅에서 어떻게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살기 팍팍한 사회에서는 우선순위가 되지 못한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대전제는 있지만, '어떻게' 줄일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금의 현실을 보면, 2050년 넷제로 목표는 마치 미션 임파서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정부들도 모르쇠

그러면 국가들은 잘하고 있을까. 국가 감축목표(NDC)를 2016년 파리협정 때 세웠지만 기나 긴 의사결정 기간 동안 골든 타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현재로 넷제로 선언을 한 145개국 중에서 대표적인 41개국 중 절반 이상이 목표에 전혀 못 미치고 있다. 국제 유엔 기후변화 회의가 올해 30년째 열리고 있지만 선진국의 ‘같이 줄이자’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먼저’’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는 파리협정 이래 처음으로 5년을 주기로 국가 감축목표 진전 현황을 보고하는 해이다. 그리고 올해는 파리협정 이후 처음으로, 5년 주기로 국가 감축 목표(NDC)의 진전 현황을 보고하는 해다 .하지만, 이 글을 발행하는 오늘까지도 197개 서명국 중 단 10개국만이 감축 목표 달성 현황을 제출했다.


기후변화는 해결될까?

그래서 기후변화는 해결될 것 같은지 묻는다면, 자문자답이지만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기후위기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래퍼런스

1. 기후종말 89초 전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79992.html

2. 1.5도 마지노선 붕괴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177490.html

3.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7년 동안 민간 석탄화력 발전소 누락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eusseug/Read/2018

4. Transition Arc https://transitionarc.climatearc.org/

5. 파리협정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출' 195개국 중 10곳…韓도 없어 https://www.yna.co.kr/view/AKR202502101483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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