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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유 Mar 02. 2024

메모 또 메모

강원국 작가님의 메모에 관한 강연을 듣고

출처: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  988화



2월의 어느 주말. 친한 언니와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다가 마침 강원국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어 같이 가자고 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 혹시나 이런 걸 좋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지만 다행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강원국 작가님의 책 신간 '강원국의 인생공부' 책을 보며 작가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최근 [강원국x김민식의 말하기 태도] 책도 출간하셨다. 처음 대통령의 글쓰기로 책을 내셨는데 어느덧 10주년이 되었고, 이 책이 10번째 책이라고 하셨다. 


말하는 게 어렵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극복하셨을까? 란 생각도 들었고,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시니 더 집중해서 듣고 메모하게 되었다.


1. 공부하게 만든다. 

읽고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게 공부다. 공부한 것을 내 것으로 낚는 것이 필요하다. 

지식, 정보, 지혜, 깨달음, 느낌, 감상, 감정, 일, 글쓰기, 말하기, 기억, 내 것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이것들을 수집한다. 관계 확장과 관련해서 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글을 읽고 뭐라도 뽑아내야 된다. 

메모거리를 찾기 시작하고, 공부를 견인하는 게 메모다.     


2. 메모는 생각을 만들어낸다. 

손으로 쓰고, 휴대폰으로 기록하고, 노트북으로 쓰고, 소리나 사진, 녹음 같은 것들로 메모를 하는데, 이런 것들은 또 쓰다 보면 생각이 난다. 끄적끄적 쓰다 보면 생각이 확장되고, 연결고리가 있어야지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딱 맞붙는다.     


3. 말을 잘하게 만든다. 

할 말이 얼마나 있는가? 생각, 통찰, 경험, 기억이 많을 때, 말을 줄이고 줄여서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줘야 된다.  


“편한 상대가 되면 안 되고, 편안한 상대가 되어야 한다.”     


메모는 말을 준비하는 것이다.  

메모가 2만 개 정도 있는데, 그 글은 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영감과 직감이 있는 사람은 메모를 잘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유시민 작가님. 

자기 경험과 순발력이 있는 사람이다.     


4. 메모는 글쓰기다.

책을 쓰려면 40 꼭지 정도가 필요한데, 각 글의 문단은 10개 ~ 15개 내외다. 500 문단이 있으면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스타, 블로그, 스레드 등등이 1개의 문단으로 보아도 좋다.

주제는 물론 하나여야 한다.     


5. 메모는 기억을 유지해 준다. 

적고 잊어버리기도 하고, 적고 찾아보면서 기억하기 위해서다.

50세 이후 알콜성 치매가 있다고 하셨는데 또 이 기억을 또 적어놓고 또 기억한다고 하셨다.

책을 쓸 때, 1차 각인을 하고, 2차는 아내에게 또 말해보는 연습을 하고, 3차 블로그에 적어서 아내에게 보여주신다. 아내 분은 무조건 오케이, 무조건 좋다라고 얘기를 해주신다고 한다.     

써놓고 살아난 것만 다시 쓰면 된다고 한다. 굳이 옛날 외모를 찾아볼 필요는 없다. 

또 그 메모가 또 기억에 남아서 또 잘 기억되고 있는지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6. 메모는 감정의 순화와 정리가 된다. 

이 글에서 느낌과 감정, 감상 같은 것들을 적어낼 수가 있다.

작가님의 대표 감정은 일어날 불안, 지난날의 후회, 관계나 비교해서 오는 사랑 시기, 질투, 미움, 열등감 등이 있다고 하셨다. 

글을 쓰고 난 이후에 그게 배설되고 해소되기 때문에 그걸 객관화해서 볼 수 있다.

글을 쓰면 누구나 겪는 일이 되는 것처럼 그 일이 그렇게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후회는 할 수 없어서 안 한 게 있고, 안 해서 또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안 해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있고 할 수 있는데 안 한 거는 또 후회하게 되는데, 또 내가 어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 제의는 거절하지만 또 더 좋은 제의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적고 나면 정리가 되어 있다.     


7. 일을 잘하는 데 직빵이다. 

한 일을 메모해 두기도 하고, 할 일을 메모하기도 한다.     


8. 관계에 대한 메모나 느낌 깨달음을 메모하는 것이다. 

이걸 하다 보면 사람을 보는 안목이 생기기도 하고, 그다음에 이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 그때 그런 이야기했었는데 하면서 관계가 깊어질 수 있다.     


9. 자기 성장, 자기 관리가 된다. 

결국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 콘텐츠, 스토리, 캐릭터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메모양은 비례하고 이것들이 쌓이면 점점 단단해진다.

그래서 어떤 이 캐릭터도 그 사람의 성격과 성품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10. 메모는 요약이다. 

중요한 걸 적고 압축하는 방법인데, 공부 잘하는 애들이 요약정리를 잘해서 시험을 잘 치는 것과도 같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야 될지 정리를 잘하기 때문에 어떤 일을 또 순서대로 착착착해낼 수 있지 않는가.     


작가님의 글쓰기 루틴

1. 카페에 꼭 그 자리에 앉는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그 자리에 앉는다.

2. 커피를 마신다.

3. 안경을 닦는다. 글이 쓰고 싶어질 때까지

왠지 이걸 계속하다 보면 이게 재밌는 것도 아닌데 이러면서 지루해질 때쯤.

욕심을 내려놓고 어떤 두려움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이 시간을 보낸다고 하신다.     

작가님도 작심 3일도 있고 더 자고 싶고 왠지 글을 써야 되는 마감 날이 되면 아픈 것 같다고 하셨다.     



마지막 이야기

1.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그 사람을 이끌어줄 키워드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이 나를 견디게 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2. 모든 사람에게 배울 게 있다. 

내가 배운 걸 베풀고 남에게 보탬이 되어야 된다.




나도 줄 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메모하는 편이다. 회사에서 회의에 참석할 때, 해야 할 일, 한 일에 대해, 상담한 것에 대해 메모해 두는 편이다. 한 번 더 보고 체크할 수 있으니 잊어버릴 일이 없다. 또한 셀프 코칭을 할 때도, 자기 대화 일지를 쓸 때도, 코칭을 할 때도 중요한 키워드를 적거나 질문을 메모해 둔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번호를 매기고 빨간색으로 표시해가며 열심히 적었다. 시험 문제에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집중해서 열심히 들었을까 생각해 보니, 내가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브런치에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나중에 또 보기 위해서라는 생각도 든다.


한번 듣고, 또 적고, 휴대폰 음성 인식을 해놓고 읽었다, 그리고 워드에 옮겨 글을 적고, 인스타에 올렸고, 또 브런치에 남긴다. 예전엔 메모해 놓고 딱 덮어 버리면 기억도 안 나고 어디 적었는지도 몰랐는데.

이번엔 시간을 내서 SNS에 기록을 남겼다. 왜였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진심이 느껴져서였을까. 

부드러운 음성, 강의를 들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함이었을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듣고 싶은 말을 해주셔서였을까.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 선한 마음, 상대방을 위해 해주는 말처럼 느껴졌다.


강원국 작가님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또 하나 더 있는 것 같다.

내가 태어나기 전 두 할아버지께선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들을 좋아한다. 그러면서 우리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지? 좋은 분이셨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때론 선한 할아버지들과 인연이 닿으면 친할아버지처럼 대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였다.


브런치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진 못했지만, 음.. 같이 찍을 때 살짝 팔짱을 꼈는데, 초록색 카디건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선한 눈웃음, 인자한 말투, 따뜻한 이미지, 진솔함. 이 참 좋았다.


현재 글을 퇴고하면서 내가 쓴 글, 블로그, 인스타 등등 손으로 끄적였던 글도 한 꼭지의 한 문단, 한 문장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자신감이 생겼다. 막스즘. 어떻게든 글을 쓰고, 또 남기는 일. 이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메모하는 습관, 그리고 한 번 더 메모한 걸 보는 습관,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습관을 기르고 싶다.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흡수해서 나의 찐 글로 나오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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