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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유 Mar 03. 2024

막사니즘

꼭 무얼 해야 한다고 그 틀에 나를 가두어야 할까?

오늘 아침 한 달을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자문자답 태양의 서커스단과 ZOOM모임이 있었다.

ONE THING 책을 읽으며 내가 정한 방향성 위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분이 "전 이번에 OO 하겠다"라고 정하지 않을래요!"라고 말했다.

또 "OO 하겠다"라고 해놓고 한 달이 지난 후에 "너 OO 하기로 했는데 또 안 했잖아."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말이다.


왜 우리는 "OO 해야 한다"라고 그 틀에 나를 가두는 것일까?

꼭 그게 내가 살아가야 할 제일 빠른 지름길인 것 마냥.

또 내가 이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살 거야! 선언하는 것 마냥.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아니 작심 3초 일 수도 있다. 

막상 하려고 했다가 하기 싫은 마음에, 편해지고 싶은 마음에 생각과 달리 행동을 미루게 하는 요소들도 있지 않는가.


나는 ONE THING으로 '퇴고' 하겠다고 했으나, 이것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내 우선순위는 건강이었다.

내 몸이 비실 비실대는데 집중이 잘 될 리 없었다. 아이도 아프니 돌 볼 수밖에.

남편도 코로나 여파인지 이번주 내내 휴식을 취하느라 내가 아이를 보는 시간이 많았다.

내 머리로는 '퇴고가 일 번이야'라고 말하지만, 내 몸은 '건강이 우선이야' 너부터 돌봐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라고 육아휴직을 주었건만, 나는 내 성취? 내 자기 계발을 위해 책을 쓰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고. 절대 포기란 없다. 다만 내 속도에 맞추어 달리고 있을 뿐이다. 


막사는 것!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

이게 더 어렵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인생이 살아졌던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되었으면 난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 않겠지.

내가 원하는 대로 살기도 어렵고, 남들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도 힘들다.


ZOOM 모임을 하면서 "막살자, 막 말하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들이 막사는 게 어떤 건지 궁금하다. 막살라고, 막 말해도 된다고 해도 절대 남을 헤치거나 민폐를 끼칠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지금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계속 못하게 막고 있다. 예를 들면, 아크릴화 그리기라던가, 부수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에도 브레이크를 걸었다. 책 쓰는 거 먼저, 그리고 마무리되면 그다음 걸로.


내가 원하는 걸 하고 하기 위해서 첫 번째 건강해야 한다. 체력이 없으면 휴대폰도 들지 못하고 하염없이 누워있어야 하고, 조금 힘이 나면 내 손에 휴대폰이 쥐어져 있다. 한동안 손가락만 까딱까딱 SNS를 뒤적이다 보니 오른쪽 엄지 손가락으로 인스타 그램을 계속 찾아 들어갔다.(그래서 인스타 그램을 찾기 어려운 곳에 꽁꽁 숨겨두었다. 자제하고 이제 내가 정한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서...)


건강 이야기를 하다가 살짝 빠졌는데, 나의 1순위는 건강과 요가였다. 내가 나이 들어서 데이케어에 가있거나 내가 아파서 누군가 내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고, 휠체어를 밀어주며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기 눈앞이 깜깜했다. 10년 후를 바라보면, 내가 건강하게 아이와 함께 피크닉도 즐기고, 늘 아침에 생산성 있는 일을 하고, 아이가 집에 왔을 때 환하게 웃어주며 아이아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중심을 잡고, 편안함과 건강함을 유지하고 싶다.


막사니즘.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게 막 사는 거 아닐까?

막산다고 해서 내가 술과 몸에 해로운 음식을 먹으며 살 것 같진 않다. 막사니즘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거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꿈꾸며 실행에 옮기는 게 첫 번째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라라크루 쑥마늘 방에는 아침에 플랭크 5분 하는 분, 새벽 수영을 가시는 분,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분, 탁구를 치는 분, 필라테스를 가는 분, 만보를 걷는 분. 글을 쓰면서 체력을 올리기 위해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역시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살 수가 없다. 나는 막살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우선순위에 두고, 컨디션과 집중력이 하나로 모였을 때 초집중 모드로 내 글에 몰입하고 싶다. 


한 가지 더. 내가 매일 하는 일이 구멍이 나거나 하루를 거르더라도 괜찮다. 또 하면 되니까. (이게 내가 강박을 내려놓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 내가 하루 쉬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성으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3월 한 달 동안 우리 태양의 서커스단분들은 어떻게 한 달을 막사니즘으로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해야 한다에서 한 계단 내려온 것 같다. 열심히 살 필요 없다. 인생은 즐기면서 살아야 제맛이지.


내 삶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강박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가지기 위해 나를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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