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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혁재 Apr 12. 2017

변병(辨病) 과 변증(辨證)

한방의 진단에는 변증(辨證)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변증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을 변증시치라고 합니다.


이 개념을 설명 드리기 전에 우선 한방과 양방에서 하는 

진단방법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양방진단의 기본은 변병(辨病)이고  한방진단의 기초는 변증입니다.


말이 조금 어려울 수 있으나 잘 생각하면서 본다면 그렇게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지금부터 이 두 가지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변병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병명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변증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병명 보다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증상의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눈이 충혈 되고 아파서 검사를 했더니 결막염이라는 병명이 나왔다면 

결막염을 치료하는 항생제와 소염제 등을 처방하게 되는데 이것이 변병입니다.

변병의 특징은 병명이 같다면 치료법은 거의 비슷하게 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명이 나오지 않는다면 처방을 하기가 쉽지가 않겠지요.

그래서 서양의학은 기계를 통한 객관적인 진단방법이 발달돼 왔습니다.


한방에서는 눈이 따갑고 가렵고 빨갛게 충혈이 된 경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맥상이나 한열 갈증 대소변 습관 환경 소화 음성 기운 등등을 측정하여

진단합니다.


열이 있다면 그 열이 피부에 있는지 장부에 있는지 허열인지 실열인지 

오장육부의 기능의 균형이 잘 맞는지 등을 파악해서 증상에 맞는 처방을 하게 됩니다.


변증 특징은 병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막염이건 중이염이건 두통이나 어지럼증 비염 등이건 할 것 없이 

같은 증이 나오면 같은 처방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양방의 변병은 

병명이 같으면 어떤 사람이든지 치료법은 동일합니다.

한방에서 다른 증으로 보고 치료를 달리한 사람들이라도 

양방에서 같은 병명으로 나온다면 치료약은 동일한 것입니다.


한방의 변증은 

증이 같으면 어떤 사람이든지 치료법은 동일합니다.

양방에서 다른 병명으로 치료를 달리 한 사람들이라도 

같은 증으로 진단이 된다면 치료약은 동일다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

한방에서 말하는 증(證)이라는 것은 우리가 눈에 보이는 

단순한 증상(症狀)만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증이라도 한자부터가 조금 다릅니다)


1차적으로는 보고 묻고 듣고 만져보면서 모든 증상(症狀)들을 살피고

2차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이나 환경 특이한 습관 과거력 기운의 성쇠 등을 확인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증(證)에 해당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변증(辨證)이라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을 관찰한다는 뜻이 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병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서이고 

병인은 병인변증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인변증이 우리 한의학에서 어떻게 쓰이고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 

앞으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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