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꾼의 도구 상자 05
All I want is just a keyboard with bluetooth with macpro with mechanical with 4000mAh bettery......
집에서 쓸 아무 키보드가 한 개 필요했다.
하지만 키보드가 기계식이라니
기계라면 흥미를 가지지만
기계치인 점이 매력인
나를 위한 제품이 아닌가?
비싸다.
가격을 보면 확실히 뭐든 기계가 들어간 것 같긴 했다.
검색 결과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가 그렇다.
기계식 키보드를 보고 "키보드를 누가 이돈 주고 사"라고 생각하면서
기계식이 아닌 키보드를 보면 "에이 이걸 누가 이돈 주고 사"라는 생각을 한다.
돈 조금만 더 주면 기계식 살 수 있겠는걸?
황축 갈축 청축 적축 체리식
이해한 정도로 해석하자면 키보드가 눌리는 방식이랄까.
뭐 그런 거 비슷한 건데 색깔마다 특징이나 눌렸다 일어나는 느낌 같은 게 다르다고 한다.
강한 반발력을 지녀서 타이핑을 할 때 손가락이 필요하다는 둥
경험 기를 보면 확실히 일반 키보드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주는 듯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선배의 말씀을 뼈에 새긴 내게 기계식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서 기계식으로 결정하고 보니
맥북 프로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거기에 맞는 구매를 해야 했다.
돈 조금만 더 주면 블루투스 와이어리스
선 없이 사용하는 맥 전용 모델 살 수 있겠는걸?
블루투스 기계식 키보드의 존재를 깨달은 그 순간부터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책상 위의 선이 무지하게 신경 쓰인다.
나는 왜 이런 밟히는 아지랑이 같은 책상 위의 줄을 지금껏 인지하지 못했을까?
내 삶이 불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 와중에 선이 없는 키보드라니. 이건 나를 위한 제품이 아닌가?
키보드는 선이 없는 게 역시 짱이다.
여러 가지 색이 들어오는 버전과 한 가지 색이 들어오는 버전이 있다.
크럽에서 사용할 키보드가 아니므로 하얀색 불만 들어오는 녀석으로 한다.
키보드가 없는 사람
키보드 모으는 사람
용돈 많이 받는 사람
비싼 물건 사면 이름을 지어주는 사람
애플 제품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에어 팟은 빼고 세도록 하자)
바둑만화에서 바둑돌 둘 때 손가락 끝이 빛나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
카페에서 사용할 키보드가 필요한 사람
몰래 컴퓨터 해야 되는 사람
컴퓨터나 태블릿 PC, 핸드폰 같은 디바이스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
엔터키가 크지 않으면 속이 터질 것 같은 사람
키보드에게 자기가 먹은 거 꼭 나눠줘야 하는 사람 (너무나 이타적인 마음가짐)
김종국 씨 (검은색 없음)
오래 고민해봐야 사용 시기만 늦어진다. 키보드가 키보드 역할을 잘하는데 기계식인데 블루투슨데 맥 전용으로도,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번호패드가 달렸는데 컴팩트하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훌륭한 소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