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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Feb 21. 2022

My story telling ....

  최근 관심 있게 읽고 있는 책 중 하나가 강원국 이라는 분이 저술한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업무를 추진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종종 한계를 느끼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지위가 높은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고, 이를 보고하는 분은 어떤 분이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읽는 중에 취준생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이 있어 인용해 본다. 특히, 자소서를 작성하며 ‘나는 왜 이렇게 글을 못쓰지’하며 머리를 쥐어 뜯고 자책하고 계신 분들에게 필자의 이 조언이 도움이 될 것같다.


대통령의 글쓰기


  김대중 前 대통령의 생전 말씀을 인용하며 책의 저자가 당부한 말이 있다. ‘글을 잘 쓰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로 쓰면 되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필자가 왜 저자의 이 말씀을 인용했냐면 종종 취준생들을 만나 멘토링을 할 때, 자소서를 작성하며 꽤나 심각한 고민을 하는 취준생들을 심심찮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저는 글을 잘 못 써서 아는 선배한테 자소서를 좀 부탁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저는 사실 너무 평범하게 살아와서 자소서에 쓸말이 없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자소서들을 적당히 편집하려고 하는데, 인담들이 눈치 못 채겠죠?’, ‘제가 아는 어떤 선배가 있는데, 그 형이 자소서 합격의 달인이라네요. 20만원 주면 자소서 써준다는데, 비싸긴 하지만, 돈을 좀 써볼까요?’


Gettyimages 인용


  '21년 하반기 입사지원한 신입 구직자 649명을 대상으로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신입 구직자들은 평균 6.1회 입사지원을 했고, 그 중 서류에 합격한 횟수는 1.4회였다고 한다. 6명 입사지원을 해 1번 정도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는 얘긴데, 6.1회나 되는 입사지원의 대부분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었던데 반해, 1.4회밖에 안되는 서류전형 합격은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부터 서류전형 합격을 통보받은 경우라 정확히 6번 입사지원해 1번 정도 합격한 16%의 합격률도 아니다. (대기업, 외국계기업, 중견기업 합격률은 훨씬 저조할 것이다)

 

'21년 하반기 잡코리아 조사


  이러다 보니, 입사지원하는 취준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을테고, 특히 신입구직자들 중 32%는 ‘취업만 된다면 일단 어디든 입사할 의향이 있다’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 자신의 Story-telling을 하기 보다는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만 있다면 자소서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정도가 아니라, 어학시험이나 면접도 대신 봐달라고 부탁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긴 하다. 


  필자가 취준생들의 그 마음을 100% 이해한다고 하면 거짓말일거다. 아니, 오히려 늘 면접관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취준생들의 마음에 현실적으로는 공감을 거의 못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취준생들 입장에서도 필자를 꼰대같이 뻔한, 현실감 없는 도덕 교과서 같은 얘기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여전히 자소서만큼은 자신의 얘기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자신의 Story-telling이, 살아온 History가 목표하는 회사에 채택이 안되거나 해당 직무에 매력적이지 못해 서류전형에 통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당당하게 자기만의 얘기를 잘 정리해 논리적으로 잘 엮어봤으면 좋겠다.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는 것도 인생에 있어 중요한 목표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존재 가치를 소중히 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Gettyimages 인용


  이 책의 저자는 다음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생각과 스타일이 있다. 생각과 스타일에는 우열이 없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생각을 자기답게 쓰자’고 한다. 다시 돌아와 취준생들의 하소연에 한참 양보해 그들의 지인이 이래저래 자소서를 잘 대필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치자. 그럼 그 다음 면접전형은 어떻게 할건가? 글 쓰는건 자신 없지만, 면접은 자신 있다는 말인가? 면접 전형에서도 면접관은 입사지원자가 작성한 자소서와 이력을 중심으로 질문을 하게 되는데, 서류전형 합격은 자신 없는데, 이후의 면접은 본인이 볼 수 있다고 하는 말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또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관점 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의 생각을 옮겨서 짜집기를 하다 보면 흥부 옷처럼 정체불명의 총천연색 누더기 글이 된다. 자기 세계가 있는 글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힌다. 자기 세계가 관점을 만들고, 관점이 있어야 훌륭한 글이 된다’고 하였다. 최근에도 필자가 서류심사를 했지만, 자소서 맥락이 왔다갔다 하며 정신 없는 경우를 몇 편 보았는데, 아마도 이런 자소서들이 합격한 자소서들을 짜집기 해서 쓴 글이 아닐가 의심이 될 정도로 일관성이 결여되어 자소서를 읽고, 입사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경우도 꽤 있었다. 


Gettyimages 인용


  채용담당자, 면접관들에과 Interview를 하다 보면 의외로 지원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는 의견이 꽤 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 중 대부분은 자기 주관이나 줏대 없이 왔다갔다 하여 지원자가 도무지 어떤 사람인지 가늠이 안되어 애석하게도 탈락시킨다고 한다.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 확신을 갖고, 논리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엮는 지원자를 보면 면접관도 호감이 가고, 반드시 채용 전형에 합격은 안되더라도 그 지원자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는 확실히 짐작이 가서 평가하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물론, 다른 잘 쓰여진 자소서나 참고 서적들을 보지 말고, 자기 글만 쓰라는 말은 아니다. Technique적인 부분이나 Logical한 논리 전개 방식 등은 잘 쓰여진 자소서나 전문 서적을 참조하는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형식을 따르되 Contents는 자기만의 Story-telling으로 꾸며 서류심사 담당자, 면접관과 원활한     Communication을 해 합격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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