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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Sep 11. 2022

나는 왜 우리 팀장이 맘에 안들까?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을 낸다는게 쉽지 않다는건 잘 알지만, 한 번 글쓰지 않는 게으름에 익숙해져 글을 쓰지 않게 되는 순간 안쓰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한다는건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보다 몇 배는 어려운 일인 것같다. 필자의 글이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누군가에게는 필자의 집필하는 새로운 글이 기다려졌을 법한데, 오랫동안 다양한 핑계를 대며 글쓰기가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렸었다. 명절을 맞아 비교적 여유 시간이 생겨 그간 글 쓰려고 모아둔 주제들을 다시 한 번 훑어 보았다. 평소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구직자들, 대기업에 갓 입사해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입사원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종종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 두었기 때문에 오늘처럼 그나마 시간이 여유로울 때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오늘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는 ‘나는 왜 우리 팀장이 맘에 안들까?’이다. 필자도 어느덧 이직을 두 번이나 하여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세 번째 회사가 되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필자의 이직에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가 사람 문제였다. 후배 직원들과의 갈등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이직 사유는 선배 직원들과의 갈등이었던 것같다. 그렇다고 뭐 딱히 정말 회사를 못 다니겠거나 너무 괴롭힘을 당해 힘들거나 그랬던건 아니고, 그냥 이런저런 소소한 불만들이 점차 쌓였고, 선배들의 생각과 행동히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하는 심정으로 두 번이나 회사를 떠나왔고, 지금 세 번째 회사에서도 역시 아무 근심, 걱정없는 평온하고, 행복한 상태는 아닌 듯하다.


Gettyimages 인용


혹자는 팀장이 되면 직원들과의 관계에 있어 늘 가해자의 입장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대기업 인사팀장이라는 Position이면 경영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일반 직원들을 충분히 괴롭힐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할 것이다.(물론 팀원일 때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팀장만 되면 내 맘대로 다 할 수 있을 것같았고, 그 때를 대비하여 필자가 팀장이 되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행동과 생각들을 잘 기억해 두거나 메모해 두기도 했다. 그렇게 팀장이 된지 어느덧 5년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매해 시간이 지날수록 현재의 Position이 어렵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 더 깊어진다. 심지어 이제는 선후배가 다 어렵고, 두렵기까지 한다. 도대체 필자가 팀원일 때 생각하던 팀장이라는 직책자와 팀장이 되고 나서 팀장이라는 Position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2003년 필자가 신입사원이었을 당시 회사의 조직문화, 관리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 불만이 많았었고, 툭하면 ‘회사 그만둘까?’를 고민했었다. 당시에는 어떤 대책이나 믿을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이건 아니지~~’하는 생각만 있었던 것같다. 몇 번 퇴사를 시도하다 드디어 입사 8년만에 이직이란걸 하게 되었고, 이직한 직장에서는 과장이라는 중간 관리자로 시작을 하게 되어 상사로는 인사팀장 한 명밖에 없는 자리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에서의 만족감이란 것은 고작 길게 잡아봐야 1년 정도 지속되었던 것같다. 또다시 새로운 직장의 상사인 팀장에 대한 불만이 다른 이유로 생기기 시작했고, 게다가 이제는 중간관리자답게(?) 임원에 대한 불만도 새로 추가되었다. 필자는 후배 직원들과 잘 지내고 있고,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는 것같은데, 왜 꼰대같은 팀장이나 임원들은 외계에서 온 사람처럼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 투성이었다.

Gettyimages 인용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후배들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을텐데, 왜 자기 생각만 맞다고 고집을 부리는건지 그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만 했었다. 팀 내 합의되지 않는 사안들이 있으면 실무자들 전체의 의견을 물어 다수결로 결정하면 시대상을 반영하여 조금 더 합리적인 Solution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고, 평소 술 좀 덜 마시고, 직무 관련 Study를 하거나 독서모임 같은걸 하면 역량 개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상적인 Leadership을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필자만 고민하고, 힘들었던 것같다. 바뀌지 않는 상사와 유연하지 못한 이상적인 Leadership에 대한 기대가 끊임 없이 충돌했고, 결국 마지막에 이직을 고민하거나 Stress 받았던 사람은 필자였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Point도 다르다. 특히 세대 차이가 나면 교육 환경이나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가치관이 보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Leadership,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직장 생활 방식만을 고수하고, 사고를 경직되게 가져가기 보다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해 보는건 어떨까? 그러면 직장에 대한 불만이 조금 덜할 수 있고, 이직 횟수가 조금은 더 줄어들지 않을까?

Gettyimages 인용


세상에 완전히 동일한 인간은 있을 수 없다. 나와 Code가 잘맞고, 생각의 많은 부분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동일한 사람이란 있을 수 없고,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 Junior로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Leader가 있을 수 없어 그 사람에게 본인을 낮추어 맞추고, 상대에게는 조금씩 본인의 성향이 스며들 수 있도록 현명하게 유도하는 방법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사회 생활이 아닐까? 글을 마치면서 상당히 꼰대스럽다는 생각을 금치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옛 사자성어처럼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말하듯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도 온전히 100% 맞는 말은 아니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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