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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Apr 24. 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신체활동 가치 중심에서 신체활동 형식 중심으로의 전환

2021. 11. 24.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이 발표되었고, 이후 추진계획에 따라 교과별 각론의 연구 및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2022. 4. 22. 마침내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의 발표와 함께 의견수렴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시안을 살펴보니 그동안 이야기가 나왔던 현장의 많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총론이 발표되었을 때, 수박 겉핧기 식으로 다음과 같이 살펴봤었는데 이제는 이것들이 어떻게 교과별 각론에 반영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https://brunch.co.kr/@sobong3/76




외적 요구: 교육과정 개정의 이유와 설계 원리


2021. 11. 24.발표된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시안에서는 교육과정 개정의 추진배경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교육과정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정되는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별 설계 원리는 다음과 같다. 즉, 다음의 틀 속에서 교과별 교육과정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다.



교수학습과 평가의 지향점은 '깊이 있는 학습,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 삶과 연계한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을 구현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개발하게 된다.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역시 이러한 틀 속에서 다른 교과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개발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내적 요구: '몸 중심성'의 회복, '신체활동 형식' 중심으로의 전환


'운동기능 중심'의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에 따라 '신체활동 가치 중심'으로 전환한 2007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은 학교 체육 교과수업의 모습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첫째, 가치의 깨달음과 내면화를 추구하면서 체육과의 정체성인 몸 중심성(신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의미와 지식이 구축된다는 개념)을 주변화했다는 것이다. 둘째, 2015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총론과 연계하여 체육 교과 역량을 설정하였지만, 신체활동 가치 중심으로 구성된 영역별 내용과의 논리적 관계를 설명해주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핵심역량에 신체적 차원의 역량이 누락되어 있기 때문에, 체육 교과 역량을 총론과 연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 안전 영역을 다른 영역과 동등한 수준의 신체활동 가치로 인정할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다섯째, 신체활동 가치 중심으로 구성된 영역을 신체활동 형식 중심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섯째, 체육과의 내용이 학교급별, 영역별 연계성 및 위계성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정의적 요소는 위계성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신체활동 가치의 영역별로 하나하나 연계시키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관적인 해석을 반영하지 않기 위해, 정책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았다.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



I. 체육과의 성격과 목표


1. 체육과의 성격과 목적의 재설정


체육과는 신체활동과 그 문화의 학습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 신체문화를 향유하며 사회 속에서 바람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신체활동 역량을 길러주는 교과이다.

체육과는 신체활동, 즉 인간의 움직임(human movement)을 학습하는 교과이다. 움직임은 단지 놀이나 스포츠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직업 활동 등 인간이 사회 속에서 생존하고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신체활동 역량(physical activity competency)을 갖춘 사람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기능과 지식,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의지와 태도를 발휘할 수 있으며, 전 생애에 걸쳐 신체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바람직한 민주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체육과는 신체활동을 통해 이러한 신체활동 역량을 길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 신체문화를 향유하며 사회 속에서 바람직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과이다.



2. 체육과의 본질로서 신체활동 개념의 정립과 학습 방식의 설정


신체활동은 골격근에 의해 나타나는 에너지를 배출하는 신체 움직임으로 운동, 움직임, 스포츠 맥락과 일상생활에서의 걷기, 달리기 등 의도적 목적을 가지고 수행되는 활동이다.

신체활동은 “골격근에 의해 나타나는 에너지를 배출하는 신체 움직임으로 운동, 움직임, 스포츠 맥락과 일상생활에서의 걷기, 달리기 등 의도적 목적을 가지고 수행되는 활동”이다. 다만, 체육과에서는 인간의 의도적인 움직임 중 효율성과 심미성을 요구하는 신체적인 활동과 신체적 능력과 건강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기술과 전략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표현하며, 경쟁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문화를 학습 내용으로 삼는다. 즉, 체육과는 신체적인 활동과 인류가 신체활동을 통해 축적한 문화 양식을 학습 내용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신체활동 역량은 ‘신체활동을 위한 학습’(Learning in Physical Activity), ‘신체활동에 관한 학습’(Learning about Physical Activity), ‘신체활동을 통한 학습’((Learning through Physical Activity) 방식으로 함양될 수 있다. 첫째, 신체활동을 위한 학습은 신체의 이해를 바탕으로 신체활동에 입문하는 초보적 단계에서 일상생활에서의 실천 단계에 이르는 신체활 동 자체에 참여하기 위한 능력을 기르는 학습과 관련한다. 초보적 단계에서 학생들은 기본 움직임 기술을 배우고, 움직임 형식(운동, 움직임, 스포츠)과 관련된 지식, 기술, 전략을 습 득·적용하며,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 신체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경험 한다. 둘째, 신체활동에 관한 학습은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경험적 및 이론적으로 분석된 신 체활동 현상에 대한 감식안을 기르는 학습과 관련된다. 이 학습에서는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인문적, 과학적, 예술적 지식 측면에서 학습하며, 신체활동의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고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신체활동을 통한 학습은 신체활동의 참여 결과 를 종합하며 신체활동에 대한 가치와 태도를 함양하는 데 초점을 두는 학습이다.



3. 체육과가 추구하는 인간상의 설정과 역량의 재구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간
신체문화를 향유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인간

체육과는 총론의 인간상과 체육이 추구하는 목적을 토대로, 체육과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인간상을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 ‘신체적으로 활동적이며 주도적인 사람’, ‘신체문화를 향유하고 더불어 사는 사람’의 세 가지로 설정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이 최근 국내외에서 강조되고 있는 신체활동의 효과와 이를 통한 체육교육의 역할을 반영한 것이다.


첫째, 신체활동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초가 된다. 아동기를 포함한 청소년기 신체활동은 신체적 발달, 정서 및 사회적 발달, 인지적 발달에 증거 기반 활동이며, 이 시기 형성된 건강한 생활 습관은 생애 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최근 들어 정신적 안녕감에 있어 신체적 건강과 체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신체활동은 행복한 삶의 토대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미래 사회는 생태 환경 문제, 생활 방식의 좌식화 문제, 정신관련 질환 문제, 사회의 개인화 문제 등과 같이 시대와 사회적 변화에 따라 다양한 건강 관련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체육과 교육을 통해 개인과 사회, 더 나아가 생태적 측면에서 건강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대처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건 강 관리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둘째, 신체활동은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견인한다. 이때, 신체적으로 활동적 이라는 것은 고도화된 움직임 능력을 바탕으로 신체활동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적극 적으로 해결하며, 일상에서 다양한 신체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초연결 사회로 진입하며 향후 사회에서는 움직임이 축소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움직임이 축소된 사회에서는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신체활동 참여를 제약하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의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학생들은 체육과 교육을 통해 다양한 환경 맥락에서 신체활동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며 신체적으로 적극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움직임 수행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셋째, 신체활동은 신체와 관련된 고유한 문화를 향유하고 더불어 사는 삶에 기여한다. 인류의 문명화 과정에서 신체활동 문화는 신체적 탁월성을 겨루는 경기 문화, 인간의 삶을 풍요 롭게 하는 놀이 및 여가 문화, 신체적 움직임이 미적으로 승화한 예술(표현) 문화, 제도화된 신체활동에 내재된 정신 문화, 건강한 생활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습관화된 건강 문화 등으로 발전하며 보편적인 문화 현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신체활동은 개인 혹은 타인과 함께 활동하며 다양한 관계들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기회 즉 사회적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관계를 생태 환경으로 확장해 생태 전환 사회에서 생태학적 이해를 돕고 인간을 치유하는 활동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체육과 교육을 통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신체활동 문화를 일생에 걸쳐 향유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신체활동 향유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이처럼 체육과가 추구하는 세 가지 인간상과 삶의 방식은 신체활동 역량의 함양을 통해 실현 된다. 첫째,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은 다양한 신체활동 중 체력 운동과 건강 운 동의 수행 능력을 토대로 건강을 증진하며, 건강 관련 지식 및 활동에 참여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일상에서 건강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다. 둘째,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간은 기본 움직임에서 발전한 다양한 움직임 형식으로 분화된 움직임 기술을 수행 하고, 일상에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활용하며 건강을 증진 및 관리하고, 움직임과 관련된 기술적 및 예술적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다. 셋째, 신체활동 문화를 향유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인간은 다양한 환경에서 스포츠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신체활동 문화를 종합적 으로 향유하는 사람이다. 체육과가 추구하는 인간상을 반영한 체육과 역량은 다음의 표와 같다.


체육과 역량과 의미(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4. 체육과 역량과 총론 핵심역량의 관계 설정


체육과는 총론에서 추구하는 인간상과 핵심역량을 실제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학교 교육 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각 교과 역량의 총합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과라는 특수한 삶의 맥락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총론에서 선정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핵심역량(자기관리,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역량)은 신체활동의 맥락에서 체육과 고유의 역량으로 구체화되고, 실재적으로 발현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 관리 역량은 체육과에서 체력 및 건강을 증진하고 관리하는 활동, 움직임을 수행하며 타인 및 환경에 적응하며 도전하는 활동, 스포츠 경기에서 타인과 협력하며 상호작용하는 활동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창의적 사고나 심미적 감성 역량 등도 이러한 체육과 역량 의 구체적인 성취기준으로 구현될 수 있다.


따라서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총론의 핵심역량은 체육과 역량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난다. 이를 위해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우선 총론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을 기본 기술(언어, 수리, 디지털, 심미성, 의사소통 소양), 사고기술(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적 사고), 개인 및 사회적 기술(자기 관리, 자기주도 학습, 공동체 협력)로 분류하였다. 이렇게 분류한 각각의 행위 동사는 체육과 내용 영역에서 교과 고유의 지식·이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과정·기능 요소로 지식·이해 요소와 결합하여 성취기준으로 진술되었다.



5. 체육과 역량에 따른 목표 설정


체육과의 목표는 총괄 목표와 세부 목표로 구성된다. 체육과 교육의 목적으로서 총괄 목표는 체육과가 추구하는 인간상과 삶의 방식을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신체적으로 활동적이고 주도적인 삶, 신체문화를 향유하며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위한 역량을 함양하도록 제시하였으며, 세부 목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체육과에선 선정한 ‘건강 관리 역량’, ‘움직임 수행 역량’, ‘신체문화 향유 역량’의 세 가지 신체활동 역량을 이해, 수행, 실천을 통해 함양할 수 있도록 진술하였다.




II. 내용 체계


1. 체육과 영역 구성 및 핵심 아이디어 선정 원리


체육과 영역별 핵심 아이디어 선정 원리(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체육과는 총론의 핵심역량(인간상)과 기초소양의 학습 행위를 체육과 내용 체계의 지식.이해, 가치.태도, 과정·기능 요소와 성취기준에 골고루 반영하였으며, 세 가지 체육교과의 역량은 내용 영역별로 모두 연계되어 학습되도록 구성하였다.


체육과의 내용 영역은 체육과의 성격과 목표에서 제시한 교과교육의 본질이자 학습 대상인 신체활동의 형식을 준거로 선정하였다. 신체활동의 형식은 크게 운동(exercise), 움직임 (movement), 스포츠(sport)로 구분된다. 체육과의 내용으로서 신체활동 지식은 신체활동의 형식이라는 세 가지 학습 대상에 관한 필수 지식 요소(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로 구성되었다.


우선 해당 영역의 지식 요소를 포괄하면서 각 영역별 학습을 통해 일반화할 수 있는 학습 주제를 핵심 아이디어로 선정하였다. 각 영역별 핵심 아이디어는 [ 1) 영역별 내용의 개인적, 사회적 가치, 2) 영역 활동의 원리와 맥락, 3) 영역의 활용 ] 측면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2. 내용 영역 및 내용 요소 선정의 원리


1) 내용 영역의 선정과 분류 기준 


체육과의 ‘영역’과 영역별 세부 범주(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2007 체육과 교육과정부터 2015 체육과 교육과정까지 ‘신체활동 가치 중심 교육과정’ 체제가 안고 있는 ‘체육과 내용 지식의 모호성’, ‘체육과 내용 지식의 계열성 부족’, ‘가치와 내용의 획일적 연계로 인한 신체활동 적용의 제한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체활동의 형식을 기준으로 공통 과목의 영역을 설정하였다.


신체활동은 크게 운동, 기술적 움직임(skilled movement)으로 구분되며, 기술적 움직임은 움직임(developmental movement)과 스포츠(sport)로 분류된다(Hoffman, 2013).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토대로 공통 과목의 영역을 체육과의 본질인 신체활동의 형식에 따라 ‘운동’ 영역, ‘움직임’ 영역, ‘스포츠’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특히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움직임의 체계적 학습과 이를 통한 운동 및 스포츠 영역의 체계적 발달을 강조하기 위해 움직임 영역을 스포츠와 분리하여 별도의 독립된 영역으로 선정하였다.


‘운동’ 영역은 체력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신체활동을 학습하는 영역으로, 운동의 형식은 크게 체력 운동과 건강 활동으로 구분된다. ‘체력 운동’은 신체 적성(physical fitness)의 향상과 이를 통한 신체 수행 (physical performance) 능력 향상을 위한 운동을 의미한다. 체력 운동은 체력의 종류에 따라 건강체력 운동과 운동체력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강 활동’은 신 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운동 및 활동을 의미한다. 건강활동은 목적과 대상에 따른 운동(신체건강 운동, 정신건강 운동, 건강한 사회와 안전을 위한 운동)과 건강 관련 증진 활동(일상의 안전과 질병 예방, 체형 및 체질 건강을 관리하는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움직임’ 영역은 인간의 동작과 움직임 기능(motion & movement skills)의 형식(type & pattern)에 관한 원리와 수행 방법을 학습하는 영역으로, 기본 움직임 기술의 발달 양상과 목적에 따라 ‘경기 움직임’(athletic movement)과 ‘표현 움직임’(expressive movement) 으로 구분된다. ‘경기 움직임’은 기본 움직임인 이동 및 비이동 움직임 기술을 지상, 수상, 빙상 등의 환경에 대응하며 복합적, 조직적으로 심화하며 신체적 탁월성을 발휘하는 경기화 된 움직임 활동을 의미한다. ‘표현 움직임’은 기본 움직임을 바탕으로 리듬에 맞춰 생각과 느낌을 동작과 움직임에 담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스포츠’ 영역은 제도화되고 조직화된 신체활동과 다양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태적 결합을 추구하는 신체활동을 학습하는 영역으로, 경기 규칙과 방법, 상황에 따른 효율적 기술 수행과 전략적 움직임, 여러 가지 경쟁의 형식과 이것을 통해 사회가 축적한 보편적인 신체활동 문화를 학습할 수 있다. 스포츠 형식은 이동 및 비이동 기술을 활용하되, 주로 조작 기술을 중심으로 팀 간의 경쟁을 다루는 ‘게임형 스포츠’와 다양한 환경적 맥락과의 생태적 상호작용이 고려된 ‘생태형 스포츠’로 분류된다.


체육과의 내용 영역은 이러한 신체활동 형식에 따라 영역, 세부 범주(중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세부 범주별로 학년군별 내용 선정 및 조직 원리에 따라 소영역 및 내용 요소를 조직한다.



2) 내용 영역 간의 관계


움직임은 운동과 스포츠 활동의 기초가 된다. 기본 움직임 기술을 갖춰야만 체력 증진 운동과 다양한 건강 활동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스포츠의 운동 영역의 학습을 통해 형성된 체력과 건강은 움직임의 수행과 스포츠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움직임 영역에서는 움직임의 힘, 방향, 리듬(박자), 타이밍(시간)의 정확성의 수행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학습하되, 스포츠 영역의 활동과는 달리 움직임의 신체적 퍼포 먼스(physical performance)를 중심으로 경기화된 신체활동, 예를 들어, 기계체조의 마루운동, 육상의 장애물달리기, 수영의 경영 등을 통해 움직임 기술을 단계적으로 학습한다. 스포츠 영역의 학습은 운동을 통한 체력과 건강, 움직임의 기술과 발달이 바탕이 되며, 이를 토대로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과 전략, 제도화된 게임 규칙과 방법을 대인 및 단체 수준의 경쟁 맥락에서 탁월성을 겨룬다는 점에서 운동 및 움직임 영역의 활동과 구분된다. 즉 체육과의 내용 영역은 신체 그 자체의 능력과 이를 통한 경기 형식의 학습과 발달, 사회적으로 제도화된 문화로서 신체활동을 체험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3) 영역별 내용 요소 선정의 기준


내용 요소는 총론에서 설정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지식·이해 영역은 신체활동과 관련된 명제적(또는 개념적) 지식과 신체활동의 수행과 관련된 방법적(또는 절차적) 지식이며, 과정·기능 영역은 지식·이해 영역의 학습 과정을 통해 달성되기를 기대하는 행동을 중심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과정·기능 영역의 요소는 총론에서 강조한 기초소양과 핵심역량을 구현할 수 있는 하위 요소를 학년군별 수준에 맞게 반영하여 진술하였다. 가치·태도 영역의 내용 요소는 신체활동을 통해 내면 화되고 실천되기를 기대하는 가치 및 태도 덕목으로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탁월 성을 추구하며, 올바르게 참여하기 위해 지켜야 할 바람직한 행동으로 구성된다.



3. 영역별 내용의 발달 및 계열성 기준 


1) 공통 과목 내 초·중학교급 내용의 관계


학교급별 체육과 내용 요소의 계열화는 우선 학습 대상으로서 신체활동의 위계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신체활동의 위계화는 교과 내용 지식(명제적 지식, 방법적 지식)과 학습 과정에서 요구되는 가치·태도에 의해 결정되며, 교과 내용 지식과 가치.태도를 학년군별 수준에 따라 학습하고 습득하는 행위, 즉 과정·기능 요소에 의해 구체화된다.


첫째, 위계화의 기준이 되는 방법적 지식은 활동에서 요구되는 형식화된 기술의 수준에 따라 입문 단계, 참여 단계, 제도화 단계의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달리기를 예로 들면, 정해진 형식 없이 이루어지는 달리기(입문 단계)에서부터, 일정한 형식성이 부여된 조깅 달리기(참여 단계), 그리고 거리와 주법, 전략이 결합해 고도화된 형식으로 체험하는 마 라톤 달리기(제도화 단계), 이를 학문적 이론을 활용하여 생활 속에서 지속적, 전문적으 로 마라톤을 연습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단계(전문화 단계)까지 기술의 형식 수준에 따라 수준별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공을 차는 기술 역시 형식이 자유로운 놀이로서 축구(입 문 단계), 일정한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으로서 축구(참여 단계), 경기 규칙이 공식화된 스포츠로서 축구(제도화 단계), 공식적 팀에 소속되어 축구 경기에 참여하고 훈련하는 수준(전문화 단계)까지 이루어진다. 학교급별 신체활동의 위계화는 일차적으로 이러한 방법적 지식의 요구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둘째, 신체활동의 수준은 활동에 적용되는 명제적 지식의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 으로 움직임에 적용되는 명제적 지식은 움직임의 개념, 원리, 이론 등에 따라 단계화된 다. 예를 들어, 놀이로서 축구에서는 공과 발의 관계, 물리적 거리와 힘의 조절, 자신의 신체적 조건 등과 같은 개념들이 적용된다면, 게임으로서 축구에서 요구되는 축구 기술 은 여러 가지 축구 기술들의 패턴화된 움직임 원리나 전술적 원리, 과학적 원리 등과 같이 개별 개념 단위가 아니라 개념들이 결합된 원리적 수준의 지식이 적용된다. 또한, 고도화된 축구 경기에서는 개별 원리들이 결합해 전체를 종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이론 적 수준의 지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신체활동 학습의 수준은 방법적 지식 과 함께 명제적 지식의 요구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셋째, 신체활동 학습의 수준은 활동에서 기대되는 태도의 수준(개인적 태도, 대인적 태 도, 사회적 태도)에 영향을 받는다. 입문 단계에서 기대되는 태도가 신체활동 참여의 즐 거움과 같이 참여 동기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관적 수준의 태도나 탁월성을 추 구하는데 요구되는 인내심 등의 개인 수준의 태도라면, 활동의 형식성이 고도화된 활동 에서의 태도 결정 요인은 개인에서 대인 및 사회로 확대된다. 즉, 개인적 태도와 함께 타인이나 환경, 규칙, 정신 등과 같이 고도화된 활동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회적 규범에 따르는 태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가치·태도 내용 요소의 유형과 개념(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체육과의 가치·태도는 “신체활동(운동, 움직임,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이 신체활동의 탁월성을 추구하며, 이를 올바르게 수행하고 향유하는데 필요한 가치 및 태도”를 의미한 다. 신체활동은 본질적으로 신체적 탁월성을 추구(에토스)하며,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사 람은 타인 및 주변 세계와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규범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 즉 체육과 고유의 가치·태도는 신체활동의 탁월성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가치·태도와 이러한 활동에 올바르게 참여하고 즐기는데 필요한 바람직한 가치·태도로 구성되며, 이러한 10가지 가치·태도는 개인적, 대인적, 사회적으로 위계화된다.


가치·태도 내용 요소의 수준별 분류 기준(2022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체육과 고유의 학습 내용으로서 명제적 지식(개념), 방법적 지식(수행), 가치·태도별 신 체활동 학습의 수준은 다음의 표와 같이 계열화할 수 있다.


학년군별 내용 계열화 기준(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넷째, 신체활동 학습의 수준은 활동을 통해 길러지는 기대되는 학습 결과로서 과정·기능 의 수준에 의해 위계화된다. 아래 <표 8>의 과정·기능 요소는 체육교과의 내용 지식으로 서 명제적(개념) 지식과 방법적(수행) 지식, 체육과 학습을 통해 길러지는 가치·태도의 행위를 수준별로 구분한 것으로, 과정.기능 내용 요소는 학년군별 수준에 따라 지식·이 해 요소, 가치·태도 요소를 이해, 수행, 실천 행위로 구분하고 각 행위에 적합한 구체적 인 행위 동사를 제시하였으며, 지식·이해 또는 가치.태도 요소와 과정.기능 요소를 결합 하여 성취기준을 진술하였다.


과정·기능 내용 요소의 선정 기준(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2) 공통 과목의 내용 영역과 고등학교 선택과목 내용 구성의 갈래


체육과의 인간상, 역량, 내용 및 선택과목의 계열(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고등학교 선택과목별 내용 구조(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


고등학교의 일반선택은 중학교까지 학습한 신체활동 유형으로서 내용 영역을 보다 심화 하여 탐구하도록 구성된다. 따라서 일반선택 1과 2의 영역은 공통 과목의 세 가지 영역 의 6가지 세부 범주를 활동의 연계성에 따라 구분하고 이를 심화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진로 선택 1과 2는 일반선택 1, 2와 달리 공통과목의 세 가지 영역 내용을 단순하게 분화·심화하지 않고, 영역의 신체활동을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운동, 문화 또 는 생활로서 향유하는 삶을 추구하는 활동을 주제로 구성된다. 이는 운동 및 건강 계열, 스포츠 경기 및 문화계열로 구분되는 체육계열 학과로의 진로 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융합 선택 1과 2는 체육과에서 다루는 신체활동 영역 자체의 학습을 넘어 체육 교과의 신체활동이 다양한 학문적 지식과 실생활로 어떻게 연계되고 나타날 수 있는지, 실제 신체활동을 체험하고 응용하는데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학습할 수 있는 내용 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융합선택 1은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 문화(참여자, 용어, 규칙, 기 능과 전략, 지역, 세계 대회, 관람, 중계 등 실제 스포츠 활동과 관련된 문화)와 이를 통해 파생된 스포츠 사회(또는 생활) 문화(스포츠의 역사, 철학, 문학, 예술 관련 서사 문화)로 구성되며, 융합 선택 2는 체육학의 두 가지 갈래인 사회과학(심리학, 사회학)과 자연과학 (생리학, 역학)적 원리와 이론을 토대로 다양한 스포츠(신체활동) 현상을 분석하고 해석 하며, 실제 스포츠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세부적인 매뉴얼' 사이의 줄타기


토론회를 이끌어주신 인천대학교 박정준 교수님의 설명에 따르면 '교육과정의 대강화'에 방점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연구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매뉴얼 또는 국정 교과서와 같은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규정해 주는 교육과정을 요구하는 것과는 대척점에 있는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박정준 교수님의 의견에 100% 공감한다. 교사가 학교와 학생의 특성에 따라 자신의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교육과정은 큰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다만, 5년 정도의 시간마다 큰 폭으로 개정되는 교육과정을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하면 교육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장교로 군복무를 하면서 병사들을 교육할 , 교관과 조교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병사들이  정확하고  빠르고  멋지게   있게  것인가에 있었다. 무엇을 교육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가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병사들을 완벽하게 숙달시키는 일에만 집중했고,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병사들의 수를 줄이는데 관심을 쏟았다.


예를 들면, 입력하면 결과가 산출되는 프로그램에 어떤 값을 입력했는데 기대한 값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이다. 하지만, 군에서의 훈련과 교육이라는 것은 프로그램의 오류를 확인하는 것보다는, 프로그램에서 기대한 값이 나올 수 있도록 입력하는 값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우리의 스킬은 쌓여갔고 유무형적 자산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 와서 학생들을 교육해보니, 아무런 고민 없이 가르치는 기술의 정교화만으로는 성공적인 교육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이것을 왜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리고 이것을 꼭 이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다른 방법으로 가르치고 배우면 안 되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졌다.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이해없이 외우기만 했던 교육과정 문서와 이론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이제는 왜 교육과정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만들어낸 사람들의 전문적인 역량과 깊이에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나만의 이해를 바탕으로 내가 하는 수업을 재구성할 수 있었고, 내가 수업 중 하는 모든 행동들의 근거와 가치를 연결하시 시작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내가 무엇인가 전문가가 된 느낌이 들었고, 자신감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든 과정이 2007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이 가치 중심으로 재편성되고, 학교 현장 즉 교사에게 교육과정 재구성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것 같다. 매년 2월은 1년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체육 교육의 틀을 고민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든 교사들이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사의 자율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대학입시라는 블랙홀 앞에서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것도, 학생과 학부모의 절박한 요구 앞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이상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대학 입시와 직결되지 않은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이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교사와 교수들까지도 체육 교과에 기대하는 것이 교과의 본질이 추구하는 것과 가깝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대학입시라는 블랙홀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특별한 성격의 교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 체육 교과는 우리나라 학교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양질의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는 몇 안되는 교과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사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학생이 중학교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까지의 3년을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보다는, 교사 본인이 선호하는 내용을 선택하기 위해 다른 영역에 억지로 끼워넣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배구를 지도하고 싶다고 해서 1학년 교육과정에는 건강 영역에, 2학년 교육과정에는 도전 영역에, 3학년 교육과정에는 경쟁 영역에 편성한다면 이는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위계를 고려한 심화 내용의 수업으로 풀어낸다고 하더라도 배구 수업의 근거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수업을 하기 위한 방법적 논리로 접근하게 되면, '체육 교과는 교사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는 수업이잖아!!'라는 아나공 수업 못지 않은 전통적인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든 학교의 체육 교육 환경이 동일한 조건이라면, 7차 교육과정 이전처럼 학년별로 종목을 지정하여 모든 학교가 특정 학년에 동일한 내용을 교육받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학교의 체육 공간은 변화했으며, 물리적 환경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인원 수와 성비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의 폭이 달라지기도 한다. 신체활동과 대인간 상호작용이라는 본질을 내포하고 있는 체육 교과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 하나의 내용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체육 교과 교사는 필연적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교육과정의 역할은 이러한 교사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수업내용의 근거가 되어 지지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육과정의 대강화를 넘어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내용체계의 구성과 세부적인 예시의 필요성도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에서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세부적인 매뉴얼' 사이의 줄타기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것에 성공했다고 본다. 물론, 내 개인적인 판단은 장학사라는 역할의 특성 상 어떤 것이 주어졌을 때 비판적으로 이해하더라도,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인식 구조의 영향에 따른 편협한 의견일 수 있다. 어쨌든, 신체활동 형식을 중심으로 체육 교과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고민부터 역량과 가치를 위계화하는 것까지 그동안 현장에서 교사들이 고민하고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던 부분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를 거듭하여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2022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 시안은 미래지향적인 학교 교육의 틀 속에 적합한 교육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신체활동 형식 중심 교육과정으로 전환하면서, 스포츠와 운동을 다시 강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기대감이 크다. 학교 체육을 통해서 학령기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스포츠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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